포스코와 GS그룹의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가 초대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남상준 부사장을 선임했다. 직전까지 GS에너지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 태스크포스(TF)에서 상무로 근무한 남 부사장은 신기술 도입과 재무구조 개선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 9월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GS에너지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GS에너지가 827억4000만원을 투자해 신주 1606만7388주를 인수하는 형태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의 완전 자회사였던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51%, GS에너지가 지분 49%를 나눠 갖는 합작 형태로 바뀌었다.
곧이어 임원진에도 변화가 있었다. CFO직을 신설해 GS에너지에서 6년 넘게 재직한 남상준 상무를 선임했다. 현재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에서 남 상무 직급은 부사장이다. 그는 사내이사로 또 다른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인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전무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남 부사장에게 신사업을 하는 합작법인과 경영진 자리는 낯설지 않다. 1999년에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같은 해에 GS칼텍스에 입사했다. 13년 가까이 재직한 뒤 2011년 '파워카본테크놀로지'로 자리를 옮겨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근무했다.
파워카본테크놀로지는 GS칼텍스와 신일본석유(JXNOE)가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탄소소재와 음극재 등을 제조·판매하기 위해 설립했으나 2017년 'Shandong Haike Holding Co.,Ltd'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이후 남 부사장은 GS에너지(GS칼텍스의 최대주주)로 옮겨 신사업 개발 업무를 맡았다. 최근까지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TF에 몸담았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두 달 전 GS에너지를 대상으로 유증을 실시하면서 목적으로 신기술 도입과 재무구조 개선 등을 꼽았다. 이를 고려하면 남 부사장의 앞으로 임무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당장 앞선 순위는 신기술 도입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말 설립된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자본이 부채보다 수십배 많다.
물론 지금 당장은 부채비율 급등 등 재무구조 안정성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사업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과 현금 유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풀이된다. 남 부사장은 회사가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사업구조 안착'에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포스코GS에코머티얼즈는 폐배터리를 수거해 원료를 추출하는 재활용 사업과 배터리 진단과 평가, 재사용 등과 같은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폐배터리를 재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건 GS에너지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