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그룹이 대구백화점을 품고 부동산 개발 사업에 나선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사실관계는 오리무중이다. 그룹측 공식 입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차바이오그룹 오너의 부동산 투자 역량은 업계서 꽤 의미있게 회자된다. 오너가 개인적으로 부동산에 관심이 많고 실제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의 연장선으로 개발사업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차바이오텍 공식입장 "대구백화점 인수 사실무근" 차그룹이 대구 중구에 위치한 대구백화점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14일 몇몇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IB업계 발(發)로 나온 얘기지만 공식적인 사실 확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00억원을 웃도는 거래라는 구체적인 숫자도 거론되고 있다. 차바이오그룹이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는 게 주요 골자다.
차바이오그룹은 사실이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특히 차바이오텍의 경우엔 공식 홈페이지에 '차바이오텍은 대구백화점 인수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적시했다. 또 '이와 연관된 유상증자도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차그룹 홍보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공식적으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차광렬 회장의 개인적 부동산 투자 관심, 해외투자도 적극 부동산 개발 사업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차그룹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지대한 관심은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다는 데 주목된다. 특히 차광렬 차그룹 회장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애착이 회자되고 있다.
차 회장이 부동산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친인 고(故) 차경섭 차그룹 명예이사장이 차 회장에게 3억원가량을 주고 괜찮은 부동산을 한번 사보라는 지시를 한 게 시작이었다고 전해진다. 사업적인 수완을 길러보라는 뜻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게 매입한 게 지금의 언주역 인근 강남차병원 땅으로 파악된다. 지금은 증여를 통해 성광의료재단의 몫이다.
이후 일산 차병원, 서울 중구 초동 및 인현동 등의 토지, 대구 차병원 등을 잇따라 매입했다. 개인적으로는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인근의 땅도 소유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해외로도 저변을 넓혔다. 하와이, 일본, 아르메니아 등에도 토지 및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 투자의 전면에는 궁극적으로 케이에이치그린이라는 회사가 있다. 차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 지분 99.9%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상 개인회사다. KH라는 상호는 해당 회사가 경희산업의 전신이기 때문에 붙은 상호라는 이야기도 있고 차 회장과 그의 아내 김혜숙 씨의 각각 이름의 앞글자인 K와 H를 활용했다는 설도 있다.
케이에이치그린의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유형자산 규모가 719억원이다. 토지가 299억원, 건물이 483억원이다. 보유 중인 토지의 공시지가 기준으로는 953억원에 달한다.
약 10년 전인 2013년 기준으로 보유 토지의 공시지가가 49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배가량 늘었다. 토지의 장부가가 늘어난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땅값이 크게 오른 셈이다.
차그룹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차광렬 회장은 부동산 투자면에서 상당히 두각을 나타냈고 잘 활용하면서 사세를 넓혀가고 있다"며 "그 전면엔 케이에이치그린이 있고 사실상 보유 부동산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