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그룹 상장사 중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내는 CMG제약의 책임은 막중하다. 제약업을 통한 현금흐름 외에도 자본시장 내 자금 조달이 용이한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 마티카바이오에 실탄을 지원했다.
1년 만에 다시 다른 사용 목적으로 CB를 발행해 주목된다. 작년 매입한 공장 부지를 활용해 의약품 생산망 확대에 나선다.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cGMP 공장을 구축하고 R&D(연구개발) 투자 등 자체 사업에도 힘을 싣는다.
◇450억 규모 전환사채 발행, 2012년 차바이오그룹 인수 후 두 번째 CMG제약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450억원 규모의 사모 CB 발행을 의결했다. 납입일은 7월 11일, 만기일은 5년 뒤인 2029년 7월 11일이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시너지IB상생혁신신기술투자조합, 메리츠-JB신기술금융조합, IBK투자증권, 린드먼혁신성장사모투자 등이 투자했다. 전환가액은 2161원으로 전환 기간은 내년 7월 11일부터 2029년 6월 11일까지다.
2012년 차바이오그룹 인수 후 두 번째 발행하는 CB다. 지난 10년간 메자닌과는 거리가 멀었으나 최근 1년 사이에만 두차례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 작년 3월에는 146억원 규모로 CB를 발행한 적 있다.
당시 CMG제약은 조달 자금 전액을 마티카홀딩스에 CB 형태로 투자했다. 마티카홀딩스는 차바이오그룹의 미국 CDMO 계열사 마티카바이오의 중간지주격 회사다. 작년 말 기준 마티카바이오 지분 88.5%를 보유하고 있다.
3배 늘어난 조달 규모와 더불어 달라진 용처가 주목된다. 앞서 계열사 지원에 힘을 실었다면 이번에는 자체 사업 투자에 역량을 집중한다. 조달 자금 450억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인 250억원을 자체 시설자금에 투입한다.
이는 올해 1월 취득한 유형자산을 겨냥한 조달이다. 당시 160억원을 들여 의약품 생산망 확대 목적으로 시화공장 인근에 공장부지를 매입했다. 내년 1월부터 2028년까지 cGMP 시설 구축 등 생산설비 확충에 나선다.
◇개량신약 등 연구개발 투자 지속, 타법인 투자도 검토 CMG제약은 올해 연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3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65억원으로 흑자 구간으로 전환했다.
소화성궤양용제 레미피드정 등 기존 의약품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외에도 신사업 확장을 통한 매출 외형 확대가 이뤄졌다. 2022년에는 산모, 아이 건강 솔루션 브랜드 차앤맘을 론칭했고 작년 1월에는 동물영양제 기업 아이앤지메딕스를 인수했다.
2019년 586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은 4년 사이 60.2%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 1000억원의 벽은 아직 높다. 500억원대 넉넉한 현금 곳간에도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 배경이다. 조달 자금 중 100억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입한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구강용해필름(ODF)을 활용한 개량 신약 '데핍조'다.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로 연내 미국 FDA 품목허가 재신청에 나선다. 이외에도 고형암 타깃 표적항암제 CHC2014의 기술이전 후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연구개발비는 52억원이다.
타법인취득에도 100억원을 쓴다. 투자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신사업 확장을 위한 신규 지분투자나 인수합병, 계열사 지원 등 방안이 거론된다.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작년 매입한 시흥공장 인근 부지에 cGMP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의약품 생산라인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