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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Tracking

LG생활건강, 가이던스 하향에 담긴 전략

중국발 수요 회복 지연 등 변수 반영 오차율 축소

문누리 기자  2023-10-30 15:29:19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LG생활건강이 IR 관련 외부 소통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기간 비공개하던 연간 가이던스를 다시 오픈한 데 이어 '어닝 쇼크' 등 변수를 반영해 오차율을 줄이는 등 노력을 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첫 변화는 올해 2월 공개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정공시였다. LG생활건강은 올해 1년간 달성할 매출액으로 7조3000억원, 영업이익으로 7300억원을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매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관련 가이던스를 공개해오다 코로나19 이후 전부 비공개로 돌렸다.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하더라도 달성 여부에 회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국 봉쇄와 해외 출입국 제한 등으로 면세 매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실적이 급감한 영향도 컸다. 올해 들어선 코로나로 인한 사업 변수가 급감하고 실적 개선의 자신감까지 더해지면서 다시 연간 가이던스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최근 LG생활건강은 연간 가이던스 정정공시도 한 차례 더 올렸다. 같은 날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2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줄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조7462억원으로 6.6%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913억원으로 28.3% 줄었다.

LG생활건강 어닝 쇼크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당일 LG생활건강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 급락하기도 했다. 이 같은 동요를 의식한 LG생활건강이 정정공시를 처음 내면서 시장과의 기대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한 것이다.

현재 LG생활건강은 올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을 7조3000억원에서 6조9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을 7300억원에서 47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의 55% 수준으로 급감했는데 이는 중국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회복 지연과 하반기 주요 브랜드 마케팅 투자 확대, 국내외 구조조정 비용 등을 반영한 영향이 컸다.


LG생활건강의 매출 비중을 보면 국내가 75%, 해외가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비중이 높은 국내 매출은 올 3분기 1조3030억원을 기록해 전년(1조3617억원)보다 4.3% 줄었다.

특히 해외 부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은 1373억원으로 전년(1932억원)보다 28.9% 급감했다. 글로벌 시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전체 해외 매출은 같은 기간 5086억원에서 4432억원으로 12.9% 줄었다.

이 같은 변수를 정정공시에 반영하며 LG생활건강은 외부 투자자들과의 소통에 신경쓰는 동시에 가이던스 달성률 오차를 줄이려 하고 있다. 과거 LG생활건강의 가이던스를 보면 2015~2017년 오차율은 17~22%정도로 높았다.

이후 코로나 직전까지 LG생활건강의 매출액 가이던스 달성률은 2018년 103.49%, 2019년 108.7%, 2020년 96.85% 등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가이던스의 경우에도 2018년 109.97%, 2019년 107.93%, 2020년 98.46%으로 오차율이 10%를 넘어가지 않았다.

IR 전략의 주요 영역 중 하나는 가이던스 달성률을 높이는 것이다. 회사 대내외 정보와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 등을 최대한 반영하면서 최종 실적과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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