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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LG전자

미국 스타트업 투자 키워드 '헬스케어'

③LG노바 투자 32% '디지털 헬스', SM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 성과 도출 과제

문누리 기자  2023-10-23 15:59:43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과 태양광 패널 사업 등을 접은 LG전자는 의료기기·블록체인·암호화폐 등을 차기 핵심 사업으로 낙점하고 신사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헬스케어 투자는 코로나 기간 LG전자가 가장 많은 공을 들인 분야 중 하나다.

이는 가전업체로 유명한 LG전자가 자사 TV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낙점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TV에 헬스케어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디지털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등이다.

◇전략적 투자 조직 'LG노바' 중심 디지털 헬스 투자

코로나 기간은 LG전자 투자 포트폴리오가 가장 크게 흔들린 시기다. 먼저 2021년 4월 5조원까지 적자가 불어난 모바일 사업부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태양광 셀과 모듈 사업을 접기로 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수년간 1%대에 머물렀던 영향이 컸다.

이후 LG전자는 포트폴리오 고도화 차원에서 헬스케어에 집중했다. 가장 먼저 추진한 사항은 정관 변경이다. 지난해 3월 정관 내 회사 목적사항으로 의료기기 제작과 판매업을 추가함으로써 관련 분야 투자에 대한 신호탄을 쐈다.


LG전자 헬스케어 분야의 전략적 투자 중심 조직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운 북미이노베이션센터 'LG노바(LG NOVA)'다. 정관 변경 이후 LG전자가 LG노바를 통해 가장 먼저 손잡은 업체도 미국 원격의료 기업 암웰(Amwell)이었다.

LG전자는 암웰과 파트너십을 맺고 병원과 가정에서 환자가 쉽게 진료받을 수 있는 기기 기반 서비스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는 등 북미 현지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이후 현재까지 LG노바가 선정한 스타트업 53곳 중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은 17곳에 달한다. 올해 추가 투자건만 살펴봐도 연내 투자한 스타트업 9곳 중 디지털 헬스 분야가 4곳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LG노바가 투자한 XR헬스(XRHealth)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해 물리치료와 스트레스 관리 등 다양한 가상현실 원격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LG노바 투자를 받은 또다른 스타트업인 마야MD는 LG 스마트 TV를 활용해 디지털휴먼 인공지능(AI) 건강비서 서비스 등을 개발하고 있다.

◇피트니스캔디 서비스 론칭 지연에 LG전자 기존 계획 대비 2배 출혈

LG전자의 타법인출자 내역에서 에버엑스 등 헬스케어 업체 투자는 대부분 단순투자로 분류된다. 유일하게 LG전자가 경영참여 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헬스케어 업체는 피트니스캔디다.

지난해 5월 설립된 피트니스캔디는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가 합작한 홈트레이닝 콘텐츠 서비스 업체다. LG전자 25억5000만원(51%), SM엔터테인먼트 24억5000만원(49%)씩 총 5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경쟁업체는 애플의 '피트니스플러스'다.

1년 넘게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올해 7월 말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서비스 론칭 계획은 지난해 9월이었지만 합작사 경영진 교체 등을 겪으면서 서비스 출시가 지연됐다.

작년 4분기 전후로 심우택 피트니스캔디 대표와 김비오 부사장이 연이어 사임하고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 소속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출신인 이승준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


서비스 출시일정이 밀리면서 피트니스캔디의 지난해 당기순손익은 30억9200만원에 달했다. 운영자금이 바닥나면서 피트니스캔디 최대주주인 LG전자의 출혈도 더해졌다. 먼저 작년 말 피트니스캔디는 주주배정 증자 방식을 통해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를 대상으로 33억원을 조달했다.

올해 4월 피트니스캔디는 새 대표와 직원 등을 대상으로 4억원 규모를 추가 증자했다. 이어 8월에도 피트니스캔디에 LG전자의 자금이 들어갔다. 피트니스캔디가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27억원을 조달한 것이다.

LG전자 입장에선 예상하지 못한 출혈이 이어졌지만 향후 자사 사업과 콘텐츠 콜라보를 통해 사업성과를 내주길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스마트TV 웹OS를 통해 홈트레이닝, 댄스강습 플랫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홈트레이닝 콘텐츠를 위한 전용 스마트캠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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