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가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자본시장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우수한 실적 성적표를 내놓으며 부동의 1위로서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기면서 신기록을 만들어냈다. 다만 인건비 상승과 인수합병(M&A) 거래량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M&A 투심 위축 뚫고 조단위 매출 기록, 경영자문 섹터 강세 삼일회계법인과 PwC컨설팅(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컨설팅)으로 구성된 삼일PwC는 2022 회계연도(2022년 7월1일~2023년 6월30일) 기준으로 매출 1조36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 늘어난 수치다.
회계감사·세무자문·경영자문을 포함한 삼일회계법인만 따졌을때 매출액은 97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회계연도 매출액 8886억원 대비 836억원 증가한 것으로, 성장률은 9.4%다. 삼일PwC의 또 다른 한축인 PwC컨설팅의 매출은 3963억원이다. 전년 3438억원보다 15.2%(525억원) 늘었다. 이로써 삼일회계법인과 PWC컨설팅 실적을 모두 반영한 삼일PwC의 전체 매출은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역대 최대 매출 실적이다.
총 매출이 1조원을 넘긴 비결로는 회계감사와 세무자문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점이 꼽힌다. 회계감사·세무자문·경영자문 각 부문별 매출은 각각 3305억원, 2517억원, 3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5.5%, 16.0%, 1.2%씩 늘어난 수치다.
삼일회계법인 내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섹터는 전략·재무자문이 포함된 경영자문 부문(40.12%)이다. 이외 회계감사(34%), 세무자문(25.89%) 순으로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자문 실적 증가세는 주춤한 반면, 회계감사와 세무자문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경영자문 매출 비중은 전년 43.39%에서 40.12%로 줄었다. 회계감사와 세무자문 매출 비중은 나란히 늘어나 회계감사 매출 비중은 2021년 32.2%에서 2022년 34%로 커졌다. 세무자문 매출 비중 역시 동기 기준 24.41%에서 25.89%로 증가했다.
매출이 역대 최대를 찍은 반면 영업이익은 회계법인과 컨설팅법인의 실적이 엇갈렸다. 회계법인의 경우 2021년 381억에서 2022년 24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컨설팅법인은 2021년 26억에서 2022년 32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두 법인을 합친 총 영업이익은 2021년 407억원에서 2022년 277억원으로 31.9%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하락 배경으로는 인건비 증가가 꼽힌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의 컨설팅법인을 포함한 총인건비는 직전 년도보다 12.3% 늘어난 8949억원이었다. 최근까지 회계법인마다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직원 급여를 올리면서 인건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욱 커졌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으로 M&A 딜 수와 규모가 줄어든 점이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회계자문 최강자 입지 굳건, 내년에도 부동의 1위 지킬까 삼일PwC는 더벨이 집계하는 리그테이블에서도 회계자문의 최강자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지난해 실적에 반영되는 올 상반기 실적을 뜯어보면 10조8236억원 규모의 거래를 성료시켰다. 총 48건의 거래를 자문했으며 조정점유율 35.8%를 기록했다.
가장 크게 기여한 딜은 SK온 투자 유치다. SK온은 지난 6월 MBK파트너스를 포함한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1조9000억원을 조달했는데, 삼일PwC는 SK측을 자문하면서 순식간에 2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쌓았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솔루스바이오텍 지분 100%를 크로다에 매각한 건도 삼일PwC가 매도자 자문을 맡으면서 3500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어펄마캐피탈은 광진화학 지분 100%를 2629억원에 매입한 딜에서도 매도자 자문을 수행했다.
3분기 조단위 굵직한 딜들을 다수 수임한 점은 내년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SK스퀘어의 SK쉴더스 매각 딜에서 삼일PwC는 인수자인 스웨덴의 최대 사모펀드(PE) EQT파트너스 측 회계 실사를 진행했다. MBK파트너스의 넥스플렉스(5300억원) 인수 거래에서 회계 자문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앤컴퍼니가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기업 루트로닉을 인수하는 딜(9720억원)에서는 인수 측 재무·회계자문을 모두 수행하며 저력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