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이 위기 속에서도 우수한 성적표를 내놓으며 빅4의 입지를 견고히 다졌다.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추진됐던 컨설팅 조직 분리 이슈에도 불구하고 한 해 농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다.
EY한영은 지난해 60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1년 만에 8000억원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감사·세무·전략재무자문 부문과 함께 컨설팅 부문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영향이다. 조직개편을 한 차례 마친 EY한영은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M&A 시장 위축 불구 전략·재무자문 선방, 매출 비중 증가세 뚜렷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2022년 7월1일~2023년 6월30일) 기준 한영회계법인이 거둔 매출액은 5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회계연도 매출액이 436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에 5000억원대로 올라선 셈이다.
한영회계법인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다 EY컨설팅까지 가세하면서 EY한영의 실적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EY컨설팅이 같은 기간 거둔 매출액은 2987억원이다. 한영회계법인을 합친 EY한영의 매출액은 8035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성장률이란 평가다.
모든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인 게 주효했다. 컨설팅 부문에서 5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감사부문과 세무부문, 그리고 전략·재무자문에서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한영회계법인 내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섹터는 전략·재무자문이 포함된 경영자문 부문이다. 경영자문에서 기록한 매출액은 2404억원이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47.63%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2020년 1800억원대였던 경영자문 매출액은 이듬해 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력 유입도 꾸준하다. 2021년 6월말 기준 400명대였던 경영자문 인력은 올 6월 기준 581명으로 늘었다. 평균 50명의 인력이 유입되고 있는 추세다.
2022년 회계연도 실적은 거센 풍파 속에 이룬 성과라 의미가 더 컸다.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컨설팅-회계감사 분리 작업이 진행되면서 국내 역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본사에서 파트너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진행 중인 분리 작업은 현재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EY한영 역시 법인 분리 계획을 보류하고 이전과 같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반년 넘게 분리 작업 이슈가 이어지면서 혼란스런 분위기가 연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선방을 이뤘다는 평가다.
◇리그테이블 뒷심 발휘, 올해 리그테이블 3위 올라설 가능성도 EY한영은 더벨이 집계하는 리그테이블에서도 뒷심을 발휘하며 빅4의 면모를 보였다. 올해 3분기 EY한영의 회계자문 누적 실적(완료기준)은 7조6150억원으로 집계됐다. 26건을 자문하며 조정점유율 13.61%를 기록했다.
가장 크게 기여한 M&A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딜이다. EY한영은 매각측 회계자문을 제공하면서 2조원의 실적을 단숨에 쌓았다.
IMM PE의 에어퍼스트 지분 매각에도 조력자로 나서면 3분기 조단위 실적을 추가했다. IMM PE는 지난 7월 블랙록자산운용과 에어퍼스트 지분 30% 매매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1조1200억원으로 3분기 빅딜 중 하나로 꼽혔다. 이로써 EY한영도 1조원이 넘는 실적을 쌓았다.
EY한영은 이 기세라면 회계자문 분야에서 올해 연간 리그테이블 3위도 노려볼 만하다. 올 3분기 발표기준으로는 이미 딜로이트 안진을 제치고 3위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3분기 발표기준 누적 실적은 6조1628억원으로 조정점유율 15.74%를 기록했다. 12.09%를 기록한 딜로이트 안진을 앞지른 셈이다.
EY한영은 올해 최대 규모의 딜로 꼽히는 HMM 인수 업무도 돕고 있는 상태다. 유력 원매자로 꼽히는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인수측 실사업무를 맡았다. 5조원대로 거론되는 빅딜인 만큼 향후 자문실적에 대한 기대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