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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IB와 끈끈한 공조 구축한 넷마블

④'JP모간' 주관사 넘어 북미 자회사 조달처로, CA·CS·미즈호 '해외은행'과도 거래선

박동우 기자  2023-09-18 14:27:26

편집자주

최고재무관리자(CFO)에게 금융권은 자금 조달을 위해 상대해야 하는 대상이다. 한 기업에서 CFO가 바뀌면 금융시장과의 관계도 바뀔 수 있다. 각 CFO별로 처한 재무 환경이 다르고, 조달 전략과 가치관도 다르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의 조달 선봉장인 CFO와 금융회사 간의 관계를 취재했다. 나아가 CFO에서 시야를 기업으로 넓혀 기업과 금융권의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넷마블의 자금 파트너 면면에는 국내 금융기관만 포진하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와도 끈끈한 공조 관계를 구축했다. 상장 주관사로 연을 맺은 증권사 JP모간은 이후 북미 자회사 잼시티 등 해외 계열사가 실탄을 필요로 할 때 핵심 조달처가 돼줬다.

증권사뿐 아니라 외국계 은행 역시 넷마블의 유동성 확보 경로 다변화에 기여했다. 코웨이 인수금융 차환을 기점으로 해외 은행 차입이 탄력을 받았다. 크레디아그리콜(CA)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은행, 미즈호은행 등과 거래선을 형성한 배경이다.

◇상장 조력, 미국계열사 '잼시티'에 자금공급

넷마블이 해외 금융사와 파트너십의 물꼬를 튼 건 2016년이다. 당시 상장 방침을 정하고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국내 증권사 5곳 외에 크레디트스위스, JP모간,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 3곳이 경쟁에 가세했다. 프리젠테이션(PT)을 거쳐 최종 낙점된 4개 증권사 가운데 2개사는 JP모간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었다.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포함한 결정에는 기업공개(IPO) 시나리오를 폭넓게 가져가려는 취지가 반영됐다. 국내 증시 입성에 국한하지 않고 미국 나스닥 상장 방안까지 함께 제시한 대목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글로벌에서 인지도가 없는 넷마블을 알리는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JP모간,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연을 맺는 건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활약상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드러났다. 2017년 4월 넷마블 경영진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를 다니며 로드쇼(Road Show)를 진행했다. 당시 JP모간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실무진도 해외 순회에 동참해 국외 기관 투자자들의 공모 참여를 촉진하는데 기여했다.


글로벌 IB가 수행한 역할은 증시 상장을 돕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외형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우군으로 자리매김했다. 해외에 포진한 기업들을 꾸준히 인수·합병(M&A)하는 기조를 감안해 외국계 금융기관의 조력을 본사를 넘어 계열사로 넓힐 필요성이 대두됐다.

게임 개발에 방점을 찍은 미국 자회사 '잼시티(Jam City)'가 JP모간을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한 사례가 돋보인다. 2018년 잼시티는 1억달러(1327억원) 한도를 설정해 기간대출(Term Loan) 계약을 맺었다.

약정은 갱신됐고 차입 잔액은 △2018년 말 4500만달러 △2019년 말 9500만달러 △2020년 말 9000만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실탄을 조달한 덕분에 잼시티는 디즈니 '이모지 블리츠', '겨울왕국' 등의 지식재산권(IP)과 캐나다 업체 유켄스튜디오 등을 사들였다.

◇외국계은행 차입, 유동성 확보경로 다변화

해외 은행 역시 넷마블의 자금운용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2020년에 렌탈기업 코웨이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썼던 인수금융을 차환한 사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같은 해 2월 넷마블은 하나은행에서 금리 3.05%를 적용해 5500억원을 빌렸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조달 비용이 대폭 낮아지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도기욱 대표는 이자비용 감축을 모색했다. 먼저 500억원을 갚았다. 이어 2020년 7월에 인수금융 잔액 5000억원을 여러 금융사로 분산하는 선택을 내렸다.

이때 크레디트스위스은행(1000억원), 미즈호은행(1000억원), 씨티은행(500억원)에서 차환을 단행했다. 책정한 금리는 2% 안팎으로 5개월 만에 차입금에 붙은 이자율을 1%포인트가량 낮추는데 성공했다.

코웨이 인수금융 건을 기점으로 글로벌 은행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움직임이 한층 탄력을 받았다. 작년 말 기준으로 △크레디아그리콜은행(1521억원) △미즈호은행(634억원) △중국은행(500억원) △BNP은행(300억원) 등 해외 금융기관에 단기차입 잔액이 존재했다. 올해 상반기에 넷마블은 이들 금융사로부터 빌렸던 자금을 모두 상환했다.


외국계 금융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움직임은 유동성 확보 네트워크를 폭넓게 구축하는 목적과 맞닿아 있다. 단일 기관과 거래에 주력했다가 유사시 제약받는 위험을 상쇄하는 취지다. 종속기업들이 미국, 일본, 타이완, 홍콩, 태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등 세계 각지에 포진해 있어 해외 은행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일은 앞으로도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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