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메탈은 합금철을 제조하면서 망간, 코크스 등의 원료를 투입한다. 자연스레 광물의 가격 변동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연간 원재료 매입액의 60%를 차지하는 망간에 한층 관심을 기울인다.
지난해 망간 수입단가는 전년대비 40% 급등했다. 원가 부담을 상쇄하는 취지에서 DB메탈은 합금철 가격을 광물 수입가 상승률과 연동해 조정하는 해법을 택했다. 철강업계를 타깃으로 판매하는 합금철 값을 40% 인상한 배경이었다.
◇망간가격 상승률 40% 맞춰 제품가격 상향 지난해 DB메탈이 원재료를 사들인 금액은 2690억원으로 2021년 2198억원과 견줘보면 22.4% 불어났다. 망간광석을 수입하는데 1699억원을 썼다. 2021년 1477억원 대비 15% 늘어난 금액이다. △코크스 △페로실리콘 △규석 등을 사들이는데 집행한 자금은 991억원으로 2021년의 721억원과 견줘보면 37.4% 불어났다.
합금철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주요 자원은 모두 국내에서 확보하지 못하는 원재료들이다. DB메탈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 왔다. 특히 연간 원재료 매입액의 60%를 웃도는 망간광석을 들여오기 위해 호주 기업 '사우스32(South32)', 남아프리카공화국 업체 '어스망(Assmang)' 등과 거래선을 구축했다.
원재료 매입액의 증감 수준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광물 수입 단가다. 2022년에 망간광석의 톤당 가격은 35만4467원으로 2021년 25만1079원과 비교하면 1년새 41.2% 급등했다. 전년대비 가격이 62.7% 상승했던 2018년 이래 단연 높은 상승률을 시현한 해였다.
원재료 수입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자 DB메탈은 합금철 판매가를 대폭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지난해 합금철 사업부문의 제품 가격을 1톤에 276만5046원으로 책정했는데 2021년 197만5625원보다 40% 올린 금액이었다. 광물 가격 상승률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상품 가격을 조정해 비용 압력을 상쇄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합금철 제품 판매가 상향과 맞물려 연간 양산 수준도 한층 늘렸다. 강원도 동해시에 자리잡은 DB메탈 공장에서 지난해 제조한 물량은 24만9328톤으로 2021년 23만7620톤보다 4.9% 많았다. 2018년(26만9462톤) 이후 가장 많은 연간 생산량을 기록했다.
원가 부담을 해소할 결정적 방안이 '영업수익 극대화'라는 DB메탈 경영진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세계 철강업황이 좋아지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아르셀로미탈 △뉴코어스틸 등 국내외 회사들의 합금철 수요가 늘어났던 점도 영향을 끼쳤다.
전방산업 수요에 부응해 생산량을 늘리는 승부수는 적중했다. 지난해 DB메탈의 합금철 수출액은 3727억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한 금액이었다. 내수 판매액 역시 2569억원을 기록했는데 2021년 1988억원과 견줘 29.2% 늘어났다.
◇환율 등락에도 관심, 유산스 잔액 800억 경영진은 해외에서 원자재를 들여오고 합금철을 수출하는 본업을 감안해 환율 등락을 둘러싼 대응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달러 통화, 유로화, 일본 엔화 등이 집중관리 대상이다. DB메탈은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매출 및 매입 결제대금의 외화를 매칭하는 방식으로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는 대표적 수단이 유산스(usance)다. 유산스는 지급 기한이 정해진 어음으로 재무상태표에서는 '단기차입금'으로 분류한다. 망간 등의 광물을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은행이 달러화로 구매대금을 먼저 내고 이후 만기가 도래했을 때 DB메탈이 은행에 상환한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DB메탈이 보유한 단기차입금 884억원 가운데 88.8%인 784억원이 유산스로 나타났다. △하나은행(270억원) △수출입은행(156억원) △우리은행(105억원) △국민은행(84억원) △신한은행(60억원) △씨티은행(57억원) △농협은행(33억원) △기업은행(19억원) 등이 거래처였다. 유산스에 적용한 이자율은 0.7%에서 6.27%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유산스 결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비해 DB메탈은 금융기관을 상대로 토지·건물이나 재고자산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담보로 설정한 금액을 살피면 수출입은행이 1106억원으로 단연 많았다. 우리은행은 536억원, 신한은행은 141억원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102억원)과 하나은행(78억원)에도 담보를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