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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15년 풍랑' 헤치고 순항하는 DB메탈

①'매각논의·워크아웃' 부침 극복…제조부문 주축으로 입지 굳혀

박동우 기자  2023-08-07 15:57:1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DB메탈은 합금철 생산에 특화된 기업이다. 출범한지 올해로 15년차에 접어들었다. 2008년 DB하이텍의 물적분할을 계기로 설립한 이래 매각 논의, 워크아웃 등 부침을 겪었다.

풍랑을 헤쳐 나온 DB메탈은 순항하고 있다. '적자 회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이익을 실현하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500%를 넘겼던 부채비율도 4년 만에 100%대로 낮췄다. DB그룹의 제조업 부문을 책임지는 주축으로 입지를 굳힌 모양새다.

◇'하이텍 물적분할'로 2008년 설립

2008년 DB하이텍 금속재료 사업부문 물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DB메탈은 △페로망간 △실리콘망간 등의 제조에 잔뼈가 굵은 기업이다. 국내 합금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다. 정련 망간합금철 영역에서는 세계 2위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설립 당시부터 모회사 DB하이텍은 자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취지에서 DB메탈을 적극 활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분 매각이었다. 2007년 하반기 DB하이텍 채권단이 신디케이트론 만기 5년 연장에 동의하는 대신 현금 9000억원을 확보하라고 요구한 대목과 맞물렸다.

DB하이텍은 프랑스 기업이자 세계 최대 합금철 제조사인 에라메트와 DB메탈 지분 매각을 논의했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실패했다. 산업은행과 진행한 협상 역시 가격책정을 둘러싼 시각차로 무산됐다.


DB그룹은 계열사들이 DB메탈 지분을 사들여 DB하이텍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2009년 12월에 김준기 창업회장의 개인 회사인 동부인베스트먼트(현 DB인베스트)가 2844억원, 동부정밀화학(현 DB Inc.)이 720억원을 투입해 DB메탈 주식 49.5%(1485만주)를 매입했다. 당시 지분 매각에 힘입어 DB하이텍은 3564억원을 확보했다.

한때 그룹 품에서 완전히 떠날 뻔한 적도 있었다. 2013년 DB그룹이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면서 DB메탈을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DB메탈 기업가치는 2013년 당시 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철강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대목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2014년에 밸류에이션이 3000억원까지 줄어들자 헐값에 팔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DB메탈 매각은 없던 일이 됐다.

◇구조조정 후 철강업황 호조 '반전의 시간'

DB메탈 역시 그룹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파도를 피하지 못했다. 업황 악화로 이익률이 급감하고 2014년에는 292억원의 영업손실을 겪었다. 그해 말 연결기준 유동성은 95억원이었으나 2015년 상반기까지 갚아야 할 회사채는 1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설상가상으로 신용등급이 'B+'에서 'B-'로 하향 조정돼 차환도 여의치 않았다.

2015년 4월 워크아웃(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개시 수순으로 이어졌다. 채권단 요구에 따라 오너 일가도 DB메탈 정상화 노력에 동참했다. 김준기 창업회장은 동부화재에서 받은 배당으로 100억원을 마련해 DB메탈에 빌려줬다. 김남호 회장은 갖고 있던 100억원어치 DB메탈 회사채를 출자 전환해 지분율 22.41%(866만5511주)를 확보했다.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은 5년 동안 이뤄졌다. 2020년에 57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치고 나서야 워크아웃을 종결했다. 당시 165억원을 출자한 DB하이텍을 필두로 △DB인베스트(160억원) △김남호 회장(149억원) △DB Inc.(54억원) △DB스탁인베스트(44억원) 등 기존 주주들이 DB메탈에 실탄을 대줬다.

구조조정 터널을 나오자마자 철강 업황이 호조에 접어들었다. DB메탈은 반전의 기회로 활용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0년 3088억원에서 2021년 5365억원, 2022년 6436억원 등으로 계속 늘었다. 2년 연속 이어진 영업손실을 벗어나 2021년부터 이익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현금창출력도 한층 개선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의 우상향이 이를 방증한다. 2020년에는 30억원 순유출이었으나 2021년 655억원 순유입으로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1042억원으로 나타났다.

과거 DB메탈을 발목 잡았던 레버리지 부담도 많이 완화됐다. 2018년 말 3778억원을 기록했던 총차입금은 매년 줄었다. 2022년 말 총차입금 규모는 1788억원으로 4년새 5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551.2%에서 136.2%로 415%포인트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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