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메탈의 실적 보강에 미국법인 'DB메탈USA'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본사 공장에서 만든 합금철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전진기지 역할 자회사다. 연간 매출에서 미국법인이 기여하는 비중은 1년새 10%에서 20%로 올랐다.
국내 계열사와 거래하면서 발생한 수익이 DB메탈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와 견줘 미미해졌다. 지난 10년 동안 17%에서 6%로 줄었다. 주요 계열사들이 구조조정을 겪으며 그룹에서 이탈한 요인 등이 작용했다.
◇DB메탈USA, 2018년 기점으로 북미권 전진기지 본격화 지난해 DB메탈은 그룹 계열사와 거래하면서 210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별도기준 매출 6709억원과 견줘보면 31.3% 규모다. 2021년 전체 매출 5146억원 가운데 특수관계자 거래로 얻은 수익이 901억원(17.5%)이다. 1년 만에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 비중이 13.8%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시카고 인근에 자리잡은 자회사 'DB메탈USA'가 내부거래 핵심 계열사다. 본사에 대한 매출 기여도가 1년새 급격히 상승했다. 2021년 DB메탈이 미국법인에서 확보한 수익은 연간 매출 5146억원의 12.8%인 658억원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에 1451억원을 거뒀다. 영업수익 6709억원의 21.6%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DB메탈USA는 2009년에 출범한 자회사로 북미권역을 겨냥해 합금철을 판매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철강기업들의 수요 확대에 부응하고 국외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취지가 반영됐다. 미국법인 론칭 전후로 △일본 △유럽 현지에도 자회사를 설립한 배경과 맞닿았다.
처음 기대와 달리 2010년대 중반까지 DB메탈이 미국 자회사로부터 확보한 수익은 미미했다. △2014년 2억원 △2015년 140억원 △2016년 6억원 등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드러냈다. 그룹 구조조정 여파로 기업 신용도가 낮아지면서 미국법인 대신 외부 종합상사를 거쳐 수출한 데다 세계 철강경기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변곡점을 맞이한 시점은 2018년이었다. 워크아웃(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을 계기로 DB메탈이 경영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고 글로벌 철강업황도 회복했다. DB메탈 경영진은 다른 종합상사를 경유해 해외시장에 판매하던 종래 방식을 탈피하고 미국법인을 통해 직접 수출하는 기조를 설정했다.
DB메탈이 미국법인에서 확보한 수익은 700억원으로 불어났다. 2017년 235억원과 견줘보면 1년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이래 지난해까지 매년 DB메탈USA에서 확보한 금액은 여타 계열사로부터 얻은 수익과 견줘봐도 많았다.
◇국내 계열사향 매출기여도 10년새 17%→6% DB메탈은 해외에 국한하지 않고 국내 계열사와도 거래하면서 수익을 거둬들인다. DB(옛 동부CNI)가 대표적 사례다. IT인프라 구축과 기업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철강·금속·농산물 무역 역시 주요 사업으로 분류했다. DB는 DB메탈과 상품거래 수의계약을 체결해 합금철, 망간더스트 등을 사들인 뒤 국내외에 팔았다.
미국법인의 실적 기여도 상승이 두드러진 반면 국내 계열사에서 얻은 수익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 동안 하락했다. 지난해에 DB메탈은 △DB(211억원) △DB하이텍(199억원) △DB손해보험(31억원) 등에서 441억원을 확보했다. 전체 실적과 견줘보면 6.6% 수준에 그친다. 국내 계열사와 거래하며 얻은 수익(934억원)이 연간 매출의 16.9%를 차지했던 2013년보다 10.3%포인트 낮아졌다.
국내 특수관계자의 실적 기여도가 줄어든 데는 구조조정 영향이 작용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 DB메탈은 동부제철, 포스하이메탈, 동부팜한농과도 거래 관계를 형성해 실적을 보강했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들이 잇달아 기업집단에서 이탈했다. 동부제철과 동부팜한농은 매각됐다. DB그룹이 포스코그룹과 합작해 설립했던 포스하이메탈은 포스코로 흡수 합병됐다. DB메탈 실적에서 국내 특수관계자향(向) 수익이 차지한 비중이 낮아지는 수순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