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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M&A 성공신화

인수하면 호황 찾아온다…한화오션에도 적용될까

⑦화학·방산업 인수 역사 조명, 짙어지는 조선업황 개선 시선

박기수 기자  2023-06-13 15:15:19

편집자주

기업의 인수가 '성공작'으로 남기 위한 조건은 다양하다. 인수할 기업이 그룹의 경영 방향성과 맞는지 판별하는 능력, 매물이 시장에 나왔을 때 경쟁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적극성,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재원 조달 능력, 인수해온 기업의 수익성 제고 등이다. 적시에, 적극적으로, 올바른 매물을 인수해오며 성장해온 대표 기업집단이 있다. 한화다. 태양광과 화학, 방산 등 '빅딜'을 성공적으로 매듭지었던 한화는 2023년 한화오션까지 손에 넣었다. THE CFO는 한화그룹의 M&A 성공역사와 더불어 M&A 과정에서 후방 조력했던 주요 재무 인사들을 살펴본다.
한화토탈을 인수한 뒤 석유화학 황금기가 찾아왔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한 뒤 방산업 호황 시대가 열렸다. 인수 자체만으로도 그룹이 크게 성장했지만 그 뒤에 따라온 피인수기업들의 높은 수익성은 더욱 달콤했다. 대형 M&A 작업에서 '한화의 감'이 재계 안팎으로 언급되는 배경이다.

공식 출범 한 달을 바라보는 한화오션 역시 한화그룹의 '감'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전보다 개선되고 있는 조선업 전망이 근거다. 전망 개선 속에서 한화그룹이 내렸던 과감한 인수 결정 등을 고려하면 그간 한화가 쌓아온 M&A 성공 역사가 한화오션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업계는 높게 점친다.

인수 타임라인을 복기하면 한화의 한화오션 인수에 대한 적극성이 다시금 드러난다. 본래 인수자였던 HD현대그룹의 인수가 무산된 것은 작년 1월 말, 한화그룹이 한화오션 인수에 도전장을 내민 시점은 작년 9월 말이다. 8개월 차이다.

'8개월'은 HD현대그룹의 인수 무산 시점과 한화의 MOU 체결 일자의 차이일 뿐이다. 실제 채권단이 한화오션 인수 후보자를 물색하고 수면 아래에서 한화가 인수 의지를 드러낸 과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HD현대그룹의 인수가 무산된 직후 한화의 '한화오션 인수' 계획은 곧바로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화가 한화오션을 인수한 배경은 다양하게 거론된다. 해양 방산 제조업 역량을 갖춰 육·해·공 방산 제조업 체제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비롯해 한화솔루션의 에너지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잠재력도 갖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인수자 입장에서 당연히 고려할 '수익성' 역시 향후 전망이 나쁘지 않다. 작년 이후 국내 조선 3사들은 '저가 수주'의 악몽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원료가 상승 등 변수는 있지만 선가 상승과 수주 행보로 향후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의 제 살 깎아먹기식 저가 수주 대신 선별 수주가 시작되면서 향후 2~3년간 조선사들의 손익계산서 상 숫자가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한화오션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인도 예정인 선박들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인도하면서 수익이 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든든히 쌓아온 수주잔량 역시 한화가 한화오션 인수를 결심하게 한 요소 중 하나로 거론된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인도기준 수주잔량 규모는 약 212억1000만달러(약 27조원)다. 2021년과 작년 각각 설정한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결과물이다. 일감은 충분히 확보했다는 의미다.

한화토탈 인수 후 화학업계 호황기가 찾아온 것처럼 한화오션 역시 인수 직후 '잭폿'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사업 규모만 약 600억 캐나다 달러(약 60조원)인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 잠수함 건조 수주자로 한화오션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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