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 & Credit

SK하이닉스 CFO, 차입금 증가 제어 '고심'

글로벌 신용등급 아웃룩 나란히 '부정적', EB 전환 여부 주목

심아란 기자  2023-04-13 15:53:17

편집자주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기업의 크레딧은 자금 조달의 총괄자인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다. 크레딧이 곧 조달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THE CFO는 기업 신용등급의 변천사를 조명하는 동시에 특정 시기에 어떤 CFO가 있었는지, 해당 CFO들이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 함께 살펴본다
SK하이닉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격인 김우현 부사장이 글로벌 신용등급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두 곳이 나란히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달면서 신용도 하방 압력은 커졌다.

반도체 업황이 하강 국면인만큼 SK하이닉스의 투자금 회수는 지연되고 차입금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신용도 하향 수순을 밟지 않으려면 김 부사장의 최대 과제로는 차입금 제어가 지목된다. 최근 발행한 교환사채(EB) 전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하향 변동성 노출된 글로벌 신용도

SK하이닉스는 2019년을 기점으로 해외에서 사채를 발행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미상환 해외사채 잔액은 3조8019억원 정도다. 연내 갚아야 할 물량은 없지만 내년에 약 1조2800억원어치 사채의 상환기일이 도래한다.

차환 발행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려면 글로벌 신용등급이 중요한 상황이다. 13일 기준 SK하이닉스는 무디스(Moody's)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각각 Baa2, BBB-의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상위 9~10번째 수준으로 부채 상환 능력은 양호하다고 평가 받지만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다. 그동안 신용평가사별로 등급전망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일치해졌다.


평가사들은 SK하이닉스의 신용도 하향 압력을 키우는 요소로 저하된 차입금 대응 능력을 꼽는다.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결 EBITDA가 5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연간 EBITDA 21조원과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업황을 감안해 SK하이닉스는 올해 자본적지출(CAPEX) 규모를 작년 대비 절반 이상 줄인다고 밝혔다. 이 경우 투자 규모는 9조원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평가사들은 영업활동에서 번 돈만으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본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자본적지출에 집행한 자금 약 19조원이 영업활동에서 유입된 현금 14조원을 초과했다.

무디스와 S&P는 SK하이닉스가 올해 EBITDA 대비 차입금(잠재채무 포함)이 3배를 초과할 것으로 평가했다. 작년에는 1.2배를 기록했다. 내년에 해당 수치를 1.5~2배 미만에서 관리할 때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김우현 부사장, 차입금 제어 묘수는 EB?

재무담당 임원으로 2년 차를 맞이한 김 부사장은 차입금을 감축할 방법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국내 신용등급 역시 레버리지 관점에서는 하향 조건에 근접해 있다. 작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 의존도가 17.7%로 하향검토 기준치(15%)를 초과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글로벌 업체들과 달리 아웃룩 변경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의 보유 현금과 자금 수요를 감안하면 차입금을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도 4월까지 회사채,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해 3조6277억원을 마련한 상태다.

김 부사장은 EB에 대한 기대감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교환사채는 발행 즉시 100% 부채로 잡히지만 주식으로 전환되면 채무는 사라진다. EB가 보통주로 전환된다면 올해 연말 기준으로 차입금은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12일에 총 2조2377억원의 해외 EB를 발행했으며 내달부터 22일부터 교환권 효력이 시작된다. 물론 EB의 행사가는 11만원대로 현재 SK하이닉스의 주가가 8만원대 후반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당장 보통주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

김 부사장은 메모리반도체 업계 내 2위의 시장 지위, 실적 회복의 탄력성 등을 앞세워 주가 상승 모멘텀을 만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2019년에 반도체 수요가 꺾이면서 SK하이닉스는 현금부족 문제를 겪었지만 이듬해 바로 잉여현금흐름을 흑자로 전환한 이력이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