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중견 페인트 4사들의 IR 전략은 대기업 상장사들보다는 비교적 소극적이다. 분기별로 사업 부문별 실적과 향후 사업 전망을 발표하는 실적발표회를 실시하는 곳이 없다. 실적발표회까지는 아니더라도 분기 실적 등이 표시된 자료도 따로 게시하지 않는다.
한국IR협의회의 '상장법인 IR 모범 규준'과 한국거래소의 'IR 평가 표준 모델' 등을 선별해 구성한 지표로는 △회사 개요 △이사진 소개 △주주 정보 △주가 정보 △배당 현황 △재무 분석 자료 △감사·사업·영업보고서 △ESG보고서 △영문 IR북 △보도자료가 있다.
중견 페인트 4사들 중 강남제비스코와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는 대부분의 사안들을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중이다. 3사는 각자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 개요 △이사진 소개 △주가 정보 △배당 현황 △재무 분석 자료 △감사·사업·영업보고서 △보도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주주 정보 △ESG보고서 △영문 IR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ESG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하고 있지만 2025년부터는 자산총계 2조원이 넘어가는 코스피 상장사들의 경우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4사의 작년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모두 1조원 미만으로 내후년에도 의무 기준에 들어갈 가능성은 작다.
실적설명회나 정기 IR을 진행하는 곳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화페인트의 경우 200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회 이상씩은 기업설명회를 개최해왔다. 한국거래소 등에서 오프라인 IR을 개최해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언론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다만 이후부터는 소식이 끊겼다.
대신 삼화페인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IR 미팅 일정을 잡을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고 있다. 4사 중 공개적으로 IR 미팅 신청을 받고 있는 곳은 삼화가 유일하다.
4사들 중 경영 정보 공개에 가장 미흡한 곳은 조광페인트다. 평가 지표들 중 △이사진 소개 △주주 정보 △주가 정보 △배당 현황 △ESG보고서 △영문 IR북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적설명회 등도 따로 개최하지 않고 있다.
재무정보 역시 사업보고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 등에 관한 정보만 제공한다. 매년 일정 수준의 배당을 시행하고 있지만 배당 정책이나 배당 현황에 대한 자료 역시 홈페이지 상에서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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