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페인트는 지난해 원가 개선에 따른 호실적을 기록하며 잉여현금흐름(FCF)이 많이 늘어났다. 매출 규모는 전년보다 소폭 줄어들었으나, 매출 원가가 줄어들며 매출총이익 규모를 키웠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증가가 FCF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화페인트는 올 1분기도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거둬 재무건전성 강화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특히 성장 정체와 대외 변수에 의존하는 도료사업 한계를 극복하고, 이차전지 소재 시장 진출을 위한 '실탄'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잉여현금·현금성자산 확보…부채비율도 90% 수준 2023년 연결 기준 삼화페인트의 FCF는 31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57억원을 기록한 2022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삼화페인트가 호실적을 기록한 것에 힘입어 최근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삼화페인트의 매출은 6314억원으로 2.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25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0.1% 증가했다. 순이익도 161억원으로 193.4% 늘었다. 외형이 비슷한 상황에서 매출원가를 줄인 것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원가는 2022년 5259억원에서 지난해 4989억원으로 줄였다. 매출총이익은 13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했다.
최근 3년간의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삼화페인트는 2021년 영업활동현금흐름 -27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흑자 기조는 유지됐지만, 유가 변동에 따른 매출원가 증가 탓에 현금 흐름이 둔화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삼화페인트는 원자잿값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2021년 말부터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하며 수익성을 강화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삼화페인트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3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도 435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채비율도 꾸준히 줄이고 있다. 지난해 삼화페인트의 부채비율은 91%로 최근 5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 436억원을 기록해 전년(322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1분기도 선방…이차전지 등 신사업 준비 '속도' 삼화페인트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현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존 사업의 강화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유동성 대비에 나선다.
삼화페인트는 올해도 첫 단추를 잘 끼우며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1분기 매출은 1404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32억원으로 같은 기간 653.5% 늘어났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친환경 사업, 산업용 도료 사업 강화로 매출에 큰 변동이 없었다"며 "금융이익이 증가했고, 이자비용이 감소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었으며, 올해 다양한 신규 사업 및 제품으로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화페인트는 이차전지 등 신사업의 경험을 빠르게 쌓기 위해 스타트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3월부터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손잡고 이차전지와 기능성코팅소재, 전자재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AI(인공지능) 등 5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 중이다. 향후 전략적 투자 및 인수합병(M&A)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페인트는 이차전지 등 제조 공정에 쓰이는 등 첨단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취득한 '리튬 이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 제조' 특허가 핵심이다. 이차전지의 안전성을 기존보다 높이고, 성능 저하를 막아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제조 기술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이차전지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한 스타트업 발굴의 성과는 연말 정도에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도료업의 성수기로 꼽히는 2~3분기 실적을 지켜본 후 전략적 투자 및 M&A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