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의 신용도 등급전망이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에 따라 안정적과 부정적을 오고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사이에서도 지원 가능성을 두고 시각 차이가 확인된다.
재무수장인 이광호 상무보는 조달 비용 측면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렌탈 등 본업은 순항하고 있지만 등급 변동성 때문에 올해 회사채 조달 비용 부담은 감내해야 했다. 조달 비용 증가는 롯데렌탈의 재무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이 상무는 재무안정성을 유지해 AA급 신용도를 지켜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AA-에는 그룹 지원가능성 반영, 한신평만 '안정적'이 상무가 롯데렌탈에 합류한 시점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2021년이다. 그해 2월부터 재무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이전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지주 재무팀을 거쳤다.
2021년 8월에는 롯데렌탈 IPO를 완수해 재무안정성을 높이는 성과를 냈다. 당시 공모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제외하고 롯데렌탈로 유입된 공모액은 4254억원이다.
덕분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바꿔 달면서 AA-등급에 안착했다. 이 상무 합류 이전에 롯데렌탈은 차입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장기렌트 사업의 경쟁 강도가 높아져 수익성이 부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IPO 완주 2년을 채우기 전에 다시 신용등급 변동성에 노출됐다. 6일 기준 롯데렌탈은 한국신용평가를 제외하고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에서 'AA-(부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롯데그룹의 지원주체인 롯데케미칼, 롯데지주가 자체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진 만큼 계열사 지원 여력도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롯데렌탈도 '부정적'을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물론 한국신용평가 역시 롯데렌탈의 그룹사 지원가능성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한 노치 높게 매긴 상태다. 다만 지원 주체의 신용도 하방 방력이 롯데렌탈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아직까지 롯데렌탈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라며 "롯데렌탈의 자체 수익성, 재무안정성 등에서도 부정적 변경 등을 검토할 만한 부분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조달 비용 '아쉬움'이 상무는 '부정적' 등급전망 탓에 올해 공모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조달금리를 아끼진 못했다. 1월에 발행한 1950억원어치 사채의 금리는 현재 신용도보다 한 노치 낮은 A+등급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2년물은 4.7%, 3년물은 5%대로 AA-등급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조달 비용은 롯데렌탈의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꼽힌다. 장기렌트 등 주력 사업은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포화상태다. 따라서 렌탈료를 올려 운용마진을 남기는 데 한계가 따른다. 영업수익으로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차량 투자와 신규 사업 확장 등을 위해 롯데렌탈이 외부 조달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작년에는 쏘카 보통주 취득에 1832억원을 투입했으며 계약 조건에 따라 추가적인 자금 소요 가능성도 존재한다. 쏘카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 일부를 사달라고 요청하면 풋옵션 계약에 따라 롯데렌탈은 5% 한도 내에서 매입해줘야 한다. 이는 재무부담을 확대할 요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상무의 과제로는 비용 제어를 통해 재무안정성 유지가 지목된다. 올해 영업현금창출력과 수익성 개선 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작년까지는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과 별개로 AA-등급을 사수할 여력은 보유하고 있다.
신평사에서 제시한 등급 하향 요인은 △총자산순이익률(ROA) 저하 △자기자본비율 14% 미달 등이 꼽힌다. 작년 말 기준 롯데렌탈의 ROA는 1.3%, 자기자본비율은 18.7%를 기록했다. 각각 과거 3년 평균치 1.2%, 15.3%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