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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정 기아 부사장, 친정 복귀 4년…AA+ 상향 성과

한기평 상향 요건도 충족, 4차례 회사채 발행 '조명'

심아란 기자  2023-03-29 08:00:47

편집자주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하는 기업의 크레딧은 자금 조달의 총괄자인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핵심 변수다. 크레딧이 곧 조달 비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 신용등급의 변천사를 조명하는 동시에 특정 시기에 어떤 CFO가 있었는지, 해당 CFO들이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 함께 살펴본다.
기아가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NICE신용평가사에서 장기신용등급을 AA+로 평정 받았다. AA등급으로 떨어진 지 4년 만에 AA+로 올라섰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하는 재경본부장 주우정 부사장의 성과도 덩달아 주목 받는 분위기다. 그는 4년 전 친정과도 같은 기아에 복귀한 이후 신용등급 하락과 상향을 모두 경험했다. 해당 시기 동안 네 차례 회사채 발행으로 유동성을 키운 성과를 빼놓 수 없다는 평가다.

◇주우정 재경본부장, 유동성 관리 성과 인정

28일 기준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한국기업평가만 기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있다. 물론 한국기업평가도 작년 6월부터 기아의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만큼 신용도를 상향 조정할 개연성은 있다. 무엇보다 기아는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한 등급 상향 조건 'EBITDA 마진 8% 이상'도 2021년에 이어 작년까지 2년 연속 초과 달성했다.

기아가 2019년에 AA+ 등급을 반납하고 회복하기까지 걸린 4년의 시간은 주 부사장의 재직 기간과 겹쳐 눈길을 끈다. 주 부사장은 2008년 기아에서 처음으로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줄곧 재무 파트에 근무했다. 유럽판매법인을 거쳐 본사에서 재무실장으로 6년을 재직하고 2015년에는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다. 친정인 기아로 복귀한 시점은 2018년 말이며 전무 직함을 달고 있던 때다.

그가 재무전담 임원으로 임기를 개시한 2019년은 기아의 신용도 하방압력이 커지던 시기다. 신용등급은 AA+, 등급 전망이 '부정적' 상태였다. 완성차 판매량의 부진, 비용 확대로 수익창출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결국 그해 연말 기아 신용도는 AA등급으로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이듬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사업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주 부사장은 유동성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았다. 비용 절감과 외부 자금 확보라는 두 가지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선택했다. 2020년 4월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6000억원을 확보했다.

사채와 함께 차입금도 늘린 탓에 부채 증가는 불가피했다. 다만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 구조 개선에서도 일부 성과를 올리며 현금을 확충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2020년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전년 대비 5조7023억원 증가한 14조7157억원을 기록했다. 주 부사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시점도 2020년 말이다.

2021년 3월에는 처음으로 녹색 채권에 도전해 자금 조달 창구를 넓혔다. 당시 3000억원 규모의 녹색 채권을 찍고 같은 해 4월에는 외화 녹색 채권으로 외연을 넓혀 7억달러(약 8871억원)를 추가로 조달했다.


◇2021년부터 유동성과 수익성 '균형'

당시 완성차 수요가 회복되면서 기아의 영업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되기 시작했다. 2021년 연결기준 매출 69조8624억원, 영업이익 5조657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사업연도 대비 각각 18%, 145%씩 증가한 수치다.

덕분에 2021년에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가 요구한 신용등급 상향 요건을 채웠다. 구체적으로 연결기준 △EBITDA마진 8% 이상 △순차입금의존도 -10% 이하 △총차입금/조정EBITDA 2배 미만 등이 있다.

그해 기아의 EBITDA마진은 10.4%, 순차입금의존도는 -11.9%를 기록했다. 유무형자산의 상각비와 영업이익을 합산한 금액 대비 총차입금도 1.3배 수준을 나타냈다.


작년에도 유동성과 수익성이 균형을 이루면서 등급 상향의 발판을 굳건히 다졌다.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9조3332억원이 유입되면서 5조원을 훌쩍 넘는 투자활동과 3조원대 재무활동 지출을 커버했다. 지난해 2월 8871억원어치 외화 녹색 채권을 발행한 점도 유동성에 보캠이 됐다.

무엇보다 개선된 현금창출력에 힘입어 순현금 기조를 이어갔다. 작년 말 연결기준 보유 현금 총액은 19조3977억원으로 총 차입금 7조7454억원을 가뿐히 넘고 있다. 오는 4월에 48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기아의 유동성 부담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평가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금리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기아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자체 자금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현 수준의 유동성을 감안할 때 운전자금과 자본적지출(CAPEX) 등도 원활하게 대응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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