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신용등급 A+ 고지를 눈앞에 두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등급 상향의 주요 미션인 '차입금 줄이기'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하지만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금 지급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 영업창출현금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차입금 감소 계획이 지연된 상황에서 효성첨단소재 CFO는 배당금 확대를 결정해 눈길을 끈다. 재무 부담을 개선하지 못했지만 주력 제품인 타이어보강재의 사업 경쟁력을 앞세워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임석주 CFO, '배당'에 우선순위효성첨단소재는 2018년 효성의 산업자재 사업을 인적분할해 출발했다. 독립 초기부터 CFO 역할은 임석주 상무가 수행하고 있다. 그는 효성그룹에 30년 가까이 몸담으며 재무 관련 모든 업무를 경험했다.
임 상무는 분할 출범 2년 만에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며 장기신용등급 A(안정적)을 취득했다. 이듬해 연말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꿔 달고 신용도 상향 가능성에 한발 다가섰다.
2021년은 효성첨단소재가 최대 영업실적을 달성했던 시기다. 핵심 제품인 타이어보강재, 신소재 제품인 스판덱스 수요가 살아나는 등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된 덕분이다. 이익잉여금이 쌓이면서 재무 안정성은 높아졌다. 분할 당시 1조6000억원이 훌쩍 넘는 차입금을 떠안으면서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444%에 달했다. 이는 2021년에 303%까지 내려왔다.
물론 재무부담 자체를 완화하진 못했다. 임 상무는 현금을 보유해 순차입금을 줄이기보단 배당을 실시해 주주에게 현금을 배분하는 의사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작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1조60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5087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작년에는 스판덱스 사업부문이 고전하며 영업창출현금이 감소했다. 연결기준 EBITDA는 5006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 6178억원 대비 19% 줄었다. 금융기관 차입금을 늘리면서 이자비용 증가도 불가피했다.
이로 인해 순이익은 감소했지만 배당금 지급 규모는 확대했다. 2021년 447억원이던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67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시기 당기순이익은 3300억원에서 1602억원으로 51% 줄었다.
올해 상반기 중 배당금에 현금을 소진하는 만큼 당장 순차입금이 축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본적지출(CAPEX) 투자가 지속되는 점도 현금흐름에 부담을 안기는 요소다.
◇등급 상향 조건과 멀어진 지표, 주력 사업 경쟁력은 '강점'작년 말 기준 효성첨단소재는 신용등급을 A+로 상향하는 조건에서는 멀어져 있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A등급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복귀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
A등급에 머무르는 요인 가운데 △EBITDA/매출액(이하 연결기준) 18% 미만 △차입금의존도 45% 초과 등이 대표적이다. 효성첨단소재는 2년 연속 해당 조건에 부합한 상태다. 2021년 17%였던 EBITDA마진은 지난해 13%로 낮아졌다. 차입금의존도는 53%에서 56%로 소폭 높아졌다.
다만 NICE신용평가 눈높이로는 효성첨단소재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정도는 아니다. 신용등급 평가에는 정량적인 지표와 함께 다양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그만큼 임 상무가 사업현황과 경쟁력 등을 통해 신용등급 상향 기대감을 끌고갈 개연성이 있다는 평가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실적 추이가 기대보단 개선폭이 더디지만 주력 사업이 아닌 스판덱스 분야가 부진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라며 "주력 제품인 타이어보강재 실적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신소재 사업도 이익 규모 크지 않지만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이 확인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등급 전망을 당장 '안정적'으로 바꾸기보단 지켜볼 만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