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김동관 부회장 직속으로 재무라인 임원 3인방을 배치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각 사 전략부문 아래 재무실을 두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재무실장이 김 부회장의 통솔을 받으며 사업 재편과 전략 사업 추진 등을 보좌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사업부문과 별개로 전략부문을 두고, 김 부회장을 각 사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부회장은 2020년 10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지난해 9월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도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화그룹이 전략부문을 신설한 건 2020년 1월이다. 당시 부사장이던 김 부회장이 ㈜한화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을 맡았다. 전략부문은 중장기 전략을 수립·실행하는 조직이었다. ㈜한화 전략부문은 화약·방산, 무역, 기계 등 주요 사업 미래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투자 계획 등을 수립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김 부회장을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전략부문 조직을 갖췄다. 연말에 전략부문 대표이사 산하로 임원들을 배치하면서 재무실장이던 전연보 전무가 전략부문 재무실장으로 이동했다.
전 전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맡으면서 한화그룹 내 전략부문 재무실장이 3명으로 늘었다. 김우석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부사장)과 신용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재무실장(부사장)이 먼저 김 부회장의 지휘를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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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경영기획실 거친 신용인 한화솔루션 부사장·김우석 ㈜
한화 부사장김 부회장과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춘 건 신 부사장이다. 김 부회장이 2020년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으로 부임할 때, 신 부사장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재무실장으로 선임됐다. 한화솔루션이 순차 합병을 거쳐 태양광·첨단소재·화학 종합회사로 출범한 직후였다.
신 부사장은 주요 활동 무대는 한화그룹 컨트롤타워였던 경영기획실이었다. 1992년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에 입사해 2002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로 이동했다. 2014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 기획조정팀장을 거쳐 2015년 상무로 승진해 다시 그룹 경영기획실에 복귀했다. 2018년 경영기획실이 해체된 뒤에도 ㈜한화 지원부문(2018~2019년)에 남아 재무기획파트장 등으로 일했다.
신 부사장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재무실장으로 들어와 추가 사업 재편을 챙겼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4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 자산개발 사업 부문을 흡수합병했다. 지난해 12월 첨단소재 부문은 물적분할해 한화첨단소재로 독립시키고, 지난달 갤러리아부문은 다시 인적분할해 한화갤러리아로 떼어냈다. 호텔·리조트·유통 분야에 속하는 사업을 김동관 부회장 영향권 밖으로 내보내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김우석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으로 선임됐다. 김 부회장이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 취임한 직후 진행한 인사였다. 김 부사장은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경리부, 그룹 경영기획실 재무팀(부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한화갤러리아에서 경영진단 담당 임원(상무)으로 일했다. 이후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2015~2019년), 한화컨번스 대표이사(2019~2022년)를 지낸 뒤 (주)한화로 옮겼다.
김우석 부사장은 김 부회장이 ㈜한화 전략부문장이던 시절부터 전략부문 재무실장으로 있었던 김민수 부사장에게서 배턴을 넘겨받았다. 김민수 부사장은 전략부문 인사전략실 인사지원팀 임원으로 있다가 지난 1월 퇴임했다.
김우석 부사장은 사업 재편 과정에서 ㈜한화로 유입된 현금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화가 한화건설을 합병하면서 한화건설이 들고 있던 현금 2410억원이 들어왔다. 한화방산을 분할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매각(8521억원)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한화정밀기계를 인수(5250억원)하면서 차액으로 3000억원 가량이 남기도 했다.
◇ 방산사업 조력자로 발탁된 전연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지난해 말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맡은 전연보 전무는 한화그룹 내 방산·케미칼 부문 재무·회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룹 컨트롤타워를 거친 신 부사장과 김 부사장과 걸어온 길이 달랐다.
김 부회장은 방산사업에서 성과를 만들어갈 조력자로 전 전무를 택했다. 전 전무는 2021년 10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실장으로 일하며 그룹 방산 부문사업 재편에 일조했다.
한화그룹은 그룹 내 항공우주·방산사업 역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결집하는 사업 재편을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100%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옛 한화지상방산)를 흡수합병하고, 12월 ㈜한화에서 한화방산을 8521억원에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속했던 장비, 기계사업은 계열사로 처분했다. 지난해 8월 한화파워시스템(에너지 장비)은 2100억원에 한화임팩트 100% 자회사(Hanwha Power Systems Holdings)로 매각했다. 오는 5월 한화정밀기계(산업용 기계)를 ㈜한화에 매각(5250억원)하는 절차도 마무리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완주 작업도 챙겨야 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을 맺었다. 전체 인수대금 2조원 중 1조원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출자한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 결합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