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은 한 지붕 아래 두 곳의 계열이 있는 그룹이다. 고(故) 이인희 고문의 장남인 조동혁 회장 일가는 한솔케미칼을, 막내 조동길 회장 일가는 한솔홀딩스 계열을 이끌고 있다. 한솔홀딩스는 이름은 '홀딩스'지만 한솔케미칼 계열에는 지배력이 없다. 반대로 한솔케미칼이 한솔홀딩스의 지분 4.31%를 보유하고 있다.
양 일가는 지배하고 있는 최상위 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오너 기업 치고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조동혁 회장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솔케미칼의 지분율은 15.02%에 불과하다. 조동길 회장 일가 역시 한솔홀딩스의 지분율이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10%대였으나 이후 지분 매입을 통해 지배력을 28.21%까지 끌어올렸다.
홀딩스 계열의 핵심 자회사는 역시 그룹 중추인 한솔제지다. 다만 한솔홀딩스의 한솔제지 지배력이 과반 이하다. 총 지분의 30.49%만을 지배하고 있다. 자회사 분류 역시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한솔제지에 이어 홀딩스 계열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한솔테크닉스 역시 관계기업이다. 한솔홀딩스의 지배력이 20.2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솔테크닉스는 LCD TV 파워보드와 액정디스플레이모듈(LCM), 스마트폰EMS, 기타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자회사다. 작년 매출은 1조6472억원으로 한솔제지(2조4580억원)의 뒤를 잇는다.
이외 물류를 담당하는 한솔로지스틱스(홀딩스 지분율 21.37%)와 보드·마루·인테리어 제품 자회사인 한솔홈데코(23.32%), 컨택센터 자회사 한솔인티큐브(26.65%) 역시 관계회사로 묶인다.
종속기업은 골판지 원지로 종이용지를 제조하는 한솔페이퍼텍(99.99%)과 IT서비스·지류유통을 담당하는 한솔PNS(46.07%)가 있다.
지주사의 주요 수입원인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은 관계사인 한솔제지가 책임지고 있다. 2021년 한솔홀딩스는 자회사로부터 총 57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는데 이중 51억원이 한솔제지로부터 받은 금액이었다.
조동혁 회장의 한솔케미칼은 작년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 1조2421억원으로 한솔홀딩스의 자회사 한솔제지의 자산총계(2조2100억원)보다 규모가 작은 회사다. 한솔케미칼은 △한솔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중국 시안) △테이팩스 △솔머티리얼즈 △에이치에스머티리얼즈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다. 이중 핵심은 테이팩스다.
테이팩스는 2016년 5월 말 한솔케미칼이 1250억원에 인수한 회사로 이차전지·OCA 반도체용 테이프, 식품 포장용 랩 등을 생산하는 테이프 전문 업체다.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23억원, 255억원이다.
이외 한솔케미칼은 삼영순화(49%)와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메디레지온(MEDI LEGION, 50%)을 관계회사로 품고 있다.
한솔홀딩스와 한솔케미칼은 같은 그룹이지만 지분을 보유한 오너도 각각 다른 인물이고 양 계열에 속해 있는 핵심 재무 인력들도 모두 다르다.
한솔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는 1971년생인 전훈 상무다. 전훈 상무는 한솔홀딩스에서 재무RM팀장을 맡다가 2019년 1월 상무로 승진했다. 한솔케미칼은 CFO 직급명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으나 한장안 경영지원본부장이 CFO 역할을 맡고 있다. 1969년생인 한장안 본부장은 한솔케미칼 경영지원팀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