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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풍향계

'알짜' 한솔케미칼, 실적에 재무까지 '안정적'

과산화수소·음극재 주력…사업 다각화로 수익 안정적

박완준 기자  2024-07-19 08:23:42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와중에도 매년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한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한솔케미칼이다. 한솔케미칼은 과산화수소와 디스플레이 퀀텀닷, 실리콘계 음극재와 음극바인더 등 반도체·제지·디스플레이·이차전지 관련 소재를 생산하는 화학사다.

한솔케미칼은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률 17%를 기록했다. 정밀화학 업계에서 보기 드문 고수익성이다. 한솔케미칼은 높은 현금창출력을 앞세워 지속적인 증설 투자와 안정적인 재무구조 모두 잡은 모양새다.

◇안정적인 수익성…반도체 넘어 이차전지까지 '공략'

한솔케미칼은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1980년대 과산화수소 생산에 성공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쓰이는 초고순도 제품까지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성장성이 높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까지 진출했다. 수익성이 우수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을 꾀했다.
한솔케미칼은 올 1분기 매출 1979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3% 늘어났다.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반도체 시황 불황으로 수익성이 꺾인 바 있다. 하지만 올 초 반등에 성공해 안정적인 이익을 거뒀다.

한솔케미칼의 사업 부문은 정밀화학제품과 반도체, 전자 및 이차전지 소재, 제지·환경 제품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주력인 과산화수소는 정밀화학제품에 포함된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용 초고순도 품목에 더해 섬유에 사용하는 차아황산소다 등 범용 제품도 생산한다.

가장 많은 매출을 거둔 곳은 전자 및 이차전지 소재 부문이다. 앞서 한솔케미칼은 2016년부터 실리콘계 음극재를 직접 개발하면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음극재와 더불어 흑연과 동박에 접착력을 구현하는 음극바인더도 생산한다. 올 1분기 매출은 660억9500만원을 거둬 전년 동기(634억1400만원)보다 늘어났다. 전체 매출의 44.3%를 차지했다.

정밀화학제품도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올 1분기 한솔케미칼의 정밀화학제품 매출은 490억4500만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의 32.9%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520억원) 대비 감소했지만, 삼성전자 D램과 낸드 과산화수소 공급망에서 점유율 70% 수준을 유지한 부분이 주효했다. 매출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매년 늘어난 CAPEX…부채비율 등 재무 안정적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도 자본적지출(CAPEX)을 꾸준히 늘렸다. 업황 악화로 실적은 부진했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술 투자는 줄이지 않았다. 하지만 높은 영업현금창출력으로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솔케미칼의 CAPEX는 159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120억원 대비 470억원 가량 늘어났다. CAPEX는 실리콘 음극재 등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제품 양산을 위한 설비에 사용됐다. 전기차 수요에 발맞춰 제품 개발과 생산 능력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다.

CAPEX를 꾸준히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선된 현금흐름이 꼽힌다. 한솔케미칼은 운전자본 투자 항목 등을 제외해 회사의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솔케미칼의 NCF는 1476억원으로, 2022년(1293억원)보다 개선됐다.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의 영향으로, 올 1분기 잉여현금흐름(FCF)도 크게 개선됐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세금과 투자 등을 차감하고 남은 현금이다. 한솔케미칼의 FCF는 2022년 65억원에서 지난해 56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올 1분기 172억원으로 늘어났다.
한솔케미칼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49.9%를 기록했다. 부채총계는 4741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4095억원) 대비 소폭 늘어났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도 300억원 늘어났지만, 차입금의존도는 22.5%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현금성자산도 쌓아뒀다. 1분기 한솔케미칼의 현금성자산은 1658억원으로, 지난해 말(1151억원)보다 5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단기금융상품 등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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