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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은 광야를 겪었다. 컬리, 오아시스 등 이커머스 업체들부터 신세계 이마트 SSG닷컴, KT 케이뱅크, CJ올리브영 등 대기업 계열사들까지 상장 연기가 이어졌다.
특히 SK스퀘어로선 더 척박한 시기였다. SK스퀘어 산하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의 IPO 추진을 전부 철회했기 때문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현재로선 기업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제 SK스퀘어 아래 또다른 계열사가 IPO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다. IPO를 약속한 시일이 당장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경력을 보유한 인재를 모집하는 등 재무회계팀을 적극 충원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K-IFRS 경험자 혹은 IPO 경험자를 우대한다는 것이다. 한국회계기준(K-GAAP)을 사용하는 비상장 기업이 IPO를 진행하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해야 한다. IPO 대비용인 셈이다.
현재 SK스퀘어는 전환주 포함해 콘텐츠웨이브 지분 36.36%를 들고있는 최대 주주다. 이외 SBS와 MBC, KBS 자회사 등이 21.2%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업체들의 국내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SKT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OTT '푹(POOQ)' 서비스가 합쳐졌다.
콘텐츠웨이브 출범 당시 SK스퀘어는 인적분할 전 SK텔레콤으로 9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여기에 추가 자금융통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재무적투자자(FI)도 유치했다. 이때 대규모 투자 유치 조건에는 5년 이내 IPO 의무사항이 들어갔다. 2024년 11월까지다.
현재 콘텐츠웨이브에 IPO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기한 내 IPO에 실패하면 CB 만기상환을 해야 되는데 그럴만한 현금성 자산이 없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위해 자금집행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2019년 137억원, 2020년 169억원, 2021년 558억원 등으로 영업적자폭도 커지고 있다.
IPO 시한까지 2년이 채 안 남은 만큼 외형 규모를 키우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IPO에 필요한 요건들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내년 IPO를 추진하려면 올해 안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 제출 등 실질적인 IPO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장 목표라면 콘텐츠웨이브 입장에서 상당히 조급한 상황일 것"이라며 "IPO 절차를 진행하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증명해야 하는 만큼 IPO 관련 인력이 하루라도 빨리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