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금리 인상과 메말랐던 유동성 등 2022년은 기업 재무를 총괄하는 CFO들에게 쉽지 않은 해였다. 이 와중에도 기업은 생존과 번영을 위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타기업을 인수하는 등 위기 속 기회를 찾았다. CFO들이 더 많은 역할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재계 내 각 CFO들의 2022년 성과를 되돌아보고, 2023년 직면한 큰 과제들은 무엇인지 THE CFO가 살펴본다.
CJ대한통운은 2023년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풀필먼트와 근거리배송(LMD)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올해까지 그룹 차원에서 총 10조원을 투자하는 중기 비전 계획에도 포함돼있다.
2022년 3분기 말 현재 CJ대한통운의 이커머스 취급 물동량이 1년 전보다 80% 넘게 늘어난 만큼 관련 투자는 시기적절하다. 다만 이한메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선 투자 확대로 인한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건전성 관리가 올해 집중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말 기준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배송량은 1178만 박스로 전년 동기 대비 81.8% 늘었다. 같은 기간 근거리배송량도 306만 박스로 84.3% 증가했다. 이에 전체 이커머스 취급 합계는 82.3% 늘어난 1484만 박스를 기록했다.
이에 이커머스 사업부문의 매출은 같은 기간 449억원에서 618억원으로 37.6% 증가했다. 최근 네이버스토어 판매자와 전문몰 대상으로 영업이 확대되면서 고객수가 3개월만에 165개사에서 252개사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풀필먼트 센터를 기반으로 자정까지 주문된 상품을 다음날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내일도착' 서비스 모델 인기가 높았다.
이같은 변화에 CJ대한통운은 자체 TES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설비와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021년 11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발표한 중기 비전 4대 미래성장 엔진 중 '플랫폼' 분야와도 맥을 같이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CJ대한통운은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곤지암, 용인, 군포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남사, 여주 센터 등을 추가로 열었다. 앞으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센터를 증설할 계획이다.
다만 이한메 CFO 입장에선 올해가 재무건전성 관리의 고비다. 지난해 3월 CJ대한통운 CFO로 부임한 뒤 부채비율이 2021년 123.9%에서 2022년 3분기 131.2%로 올랐다. 차입금의존도도 같은 기간 31.3%에서 34.6%로 상승했다.
앞서 곤지암 메가 터미널, 동탄 로지스 파크 등 물류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로 차입금이 급증한 여파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2018년 CJ건설과 합병 이후 연결기준 재무안정성이 떨어진 영향도 있다.
그룹 차원에서 올해를 중기비전 달성 원년으로 삼고있는 만큼 연내 재무건전성을 관리하면서 원활히 투자 전략을 이어가는 게 관건이다. 예컨대 2020년 네이버와 전략적 주식 교환을 통해 자기자본을 2600억원 늘리고, 중국 자회사 CJ로킨을 현지 사모펀(PEF)에 매각해 6600억원을 확보한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부채비율을 개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CJ그룹이 중기전략 실행의 원년으로 언급하는 등 CJ대한통운으로선 플랫폼 투자 관련 총대를 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CFO 입장에서 설비 증설을 위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재무구조 악화를 방어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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