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재무' 역량 힘 싣기에 나섰다. 경영기획그룹 산하에 있던 재무 관련 팀을 분리해 경영기획과 동등한 위치에 있도록 했다. 경영기획그룹이 경영기획실, 전략실, 재무실로 확대 재편된 결과다. 조직이 커짐에 따라 재무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행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경영기획그룹 산하에 있던 자금팀과 재무관리팀을 재무실로 승격시켰다. 23일로 임기 만료가 예정된 이철 재무총괄책임자(CFO)도 재선임했다. 앞으로 재무실은 기존 자금팀과 재무관리팀을 총괄하던 이철 CFO가 이끌게 된다.
원래 카카오뱅크의 재무 관련 부문은 경영전략그룹 산하에 자금팀과 재무관리팀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 두 팀을 이철 CFO가 이끄는 형태였다. 하지만 경영전략그룹이 이번 조직 개편으로 △전략실 △경영기획실 △재무실로 분리 확대되면서, 재무 관련팀은 자신의 상위 조직이었던 경영기획과 이제 동등한 위치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카카오뱅크 내에서 재무 역량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전반적인 은행 재무관리 역량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재무관리 업무 총괄 임원직을 따로 신설하며 이철 CFO를 선임하기도 했다. 당시 이철 CFO는 임원 선임 이전에도 전반적인 재무 관리 역할을 수행해오기는 했지만, 임원은 아니었다. 하지만 업무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내부승진을 거쳐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형식도 '재무총괄'로 맞췄다.
카카오뱅크 재무실은 올해 BIS비율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시중 은행 중 BIS비율이 30%대로 가장 높은데, 이를 국내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재무를 관리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BIS비율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척도를 말한다. 수치가 높을 수록 건전성이 높고 낮을수록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낮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높은 BIS비율도 문제가 될 수 있다. BIS비율이 낮다는 것은 대출을 많이 해 부실채권이 많고, 너무 높으면 그만큼 대출 빈도가 낮아 자산 활용도가 낮다는 의미도 된다.
이철 CFO는 "안전한 은행 자산 관리가 가장 큰 목표"라며 "올해는 BIS비율을 중점적으로 들여다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중은행의 경우 15~20% 사이의 BIS비율을 유지하고 있는데 카카오뱅크의 경우 30%를 넘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은행별 BIS 기준 총자본비율 중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뱅크(37.1%)였다. 이는 국내 20개 은행의 평균 수준인 15.65%를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뒤를 잇는 농협은행(18.41%), 씨티은행(17.42%)도 20%대를 넘지 않았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14.51%, 10.5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