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김우석 한화컨버전스 대표(부사장)를 새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했다. 전임인 김민수 부사장이 올 초 CFO에 올랐는데 1년도 안돼 교체가 이뤄졌다.
김우석 부사장은 과거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S&C 지분취득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한화그룹이 승계작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오너일가 측근으로 꼽히는 김 부사장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우석 부사장은 이달부터 ㈜한화의 전략부문 재무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임인 김민수 부사장은 비상근 고문으로 물러났다.
김우석 부사장은 한화그룹 재무팀 출신인데 오너일가와 인연이 깊다. 1968년 9월생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1992년 졸업, 그해 한화그룹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입사는 한양화학(현 한화솔루션) 경리부로 했으며 이후 그룹 경영기획실 재무팀 부장, 그룹 미주본부 부장 등을 거쳤다.
그 뒤 김 부사장은 2015년 12월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상무)으로 이동했고 2019년 7월에는 한화컨버전스(옛 에스티아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1년 7월에 한 차례 연임했으나 올해 11월 1일 사임한 뒤 ㈜한화로 적을 옮겼다.
김 부사장이 한화그룹 재무팀에서 근무하던 2005년에는 ㈜한화가 보유한 한화S&C 주식을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에게 저가로 매도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한화는 주당 22만9903원의 가치가 있던 한화S&C 주식을 주당 약 5100원에 김동관 부회장에게 넘겼다.
한화S&C는 한화그룹 오너 3세들이 보유하고 있던 개인회사다. ㈜한화 정보부문을 떼어내 2001년 4월 출범했는데 당시만 해도 ㈜한화가 66.7%, 김승연 회장이 33.3%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005년 ㈜한화가 김동관 부회장에게 지분 전량을, 김 회장이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전무에게 각각 지분 16.5%를 양도했고 이후 증자를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3형제 지분율은 김동관 50%, 김동원 김동선 각각 25%로 맞취졌다.
이후 한화S&C는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한화S&C(신설법인)로 물적분할했고, 에이치솔루션이 지난해 10월 자회사 한화에너지를 흡수해 사명을 바꾸면서 지금의 한화에너지가 됐다. 3세 3형제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승계작업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우석 부사장이 대표로 있던 한화컨버전스가 이 한화에너지의 100% 자회사다.
㈜한화 관계자는 "(김 부사장의 인사는) 그간의 재무 경력을 감안해 이뤄진 것"이라며 "대표이사 경험도 있는 만큼 재무뿐 아니라 회사 전체의 전략를 보는 역량을 쌓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도 3세 시대 준비와 관련해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3월 김승연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승계작업을 가속화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3형제 산하로의 계열사 재배치 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지금도 한화는 그룹차원에서 대대적 변신과 외형 확장을 진행 중이다. 우선 한화건설이 이달 ㈜한화에 흡수됐다. ㈜한화의 방산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넘겼고 ㈜한화가 한화정밀기계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가져왔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우석 부사장은 합병 후 내부회계관리를 총괄하고 인수 전략과 계열사 전반의 자금 흐름 모니터링 등에도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한화가 한화건설을 재분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도 김 부사장의 역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승계 측면에서 볼때 한화건설은 추후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휘하에 정리될 계열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