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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리뷰

코스피 50대 기업 절반이 '컨콜 음성' 사후공개

IR 공정성 원칙 직결, '삼성전자·LG엔솔·KT' 정보 제공 광범위

박동우 기자  2022-11-08 10:02:21

편집자주

IR(Investor Relations)은 기업이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홍보 활동이다. 투자자들이 회사의 경영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업설명회를 열고 각종 자료를 공시하는 행위에서 회사가 투자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읽을 수 있다. 더벨은 주요 회사의 기업설명회 개최 동향을 조명하고 재무 지표, 주주 친화책 등의 정보 공개 실태를 점검한다.
컨퍼런스콜(Conference Call)은 기업이 투자자와 소통하는 장이다. 실적을 포함해 회사의 경영 기조와 대응 전략을 소상히 파악할 수 있는 길로 통한다.

애널리스트, 기관 투자자를 넘어 일반 주주들도 컨퍼런스콜 내용에 접근할 기회를 보장하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개 상장사 중 절반이 '컨퍼런스콜 음성'을 사후 공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컨퍼런스콜을 반드시 사후 공개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사후 공개는 'IR의 공정성' 원칙에 부합한다. 특히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KT 등 3곳은 조사 대상 가운데 정보 제공 범위가 단연 폭넓었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기업 50곳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 사후 공개 현황을 살펴본 결과, 최근 분기 들어 웹페이지에 오디오 파일이나 영상을 게시한 회사는 25개사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다. 이들 기업 중에서 △KB금융 △신한금융지주 △SK㈜ 등은 동영상을 게재했다.

나머지 기업 25곳은 최근 분기 컨퍼런스콜 음성이나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리지 않았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KT&G △한국전력 △한화솔루션 △셀트리온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은 컨퍼런스콜 오디오 파일을 사후 공개하지 않더라도 설명회 일정을 미리 안내하고, 당일에 일반 투자자들이 홈페이지로 접속해 들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반면 셀트리온 등 일부 상장사는 개최 일정 안내, 컨퍼런스콜 실시간 청취 경로 등을 전혀 공시하지 않았다.


컨퍼런스콜을 사후 공개하는 여부는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에 달렸다. 다만 정보를 공개하고, 많은 사항을 명시할수록 IR의 공정성 원칙에 직결된다. 다양한 투자 관계자들이 컨퍼런스콜에서 오간 내용을 인지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IR협의회는 '상장법인 IR모범규준'에서 공정성 원칙을 설명하면서 "상장법인은 투자관계자에게 공평하게 IR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IR 정보를 일부 투자 관계자에게만 제공하거나, IR 정보의 내용을 선별해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컨퍼런스콜이 1시간가량 소요되는 만큼, 투자자 편의를 향상하는 차원에서 음성 파일에 자막을 삽입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오디오·영상을 공개한 상장사 25곳 가운데 8개 기업이 자막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 △SK텔레콤 △KT 등이 대표적이다. KB금융,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권 회사도 포진했다.

해외 주주도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 컨퍼런스콜 육성 파일을 한국어와 영문으로 나눠 제공하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이 여기에 부합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투자자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안팎인 만큼, 2000년대부터 글로벌 IR 행사 개최에 공들였다.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애널리스트와 기업 관계자 간 질의응답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IR 프리젠테이션(PT) 자료에 담기지 못한 기조나 방향을 추가로 파악할 수 있어서다.

Q&A 내용을 정리한 별도 문건을 공개한 기업은 3곳이다. 시가총액 1위 회사인 삼성전자를 포함해 LG에너지솔루션, KT다. 세 회사는 오디오 파일, 음성 자막, IR 북(Book), 질의응답 텍스트 등을 모두 공개하는 공통점을 형성했다. 다른 기업과 견줘 자사 정보를 공개하는 데 적극적인 셈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50개사 가운데 컨퍼런스콜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은 기업은 어디일까. 의류 전문 업체인 에프앤에프가 유일하다. 음성, IR 북을 비롯해 컨퍼런스콜 개최 일시조차 파악할 수 없다. 홈페이지 '투자 정보' 코너에는 △공시 △매출액 △계열사 현황 △유통망 현황 △재무 정보 △주가 정보 △투자 문의 등의 내용만 나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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