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IR이 한층 진화했다. IR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 풍부해졌다. 연간·중장기 사업 전략과 가이던스가 모두 실린다. 분기별로 손익 영향을 분석해 가이던스를 조정하기도 한다. 과거 실적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방향성을 공유하는 IR을 펼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공하는 정보량을 늘리고,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IR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20년 12월 CFO(최고재무책임자)인 송효진 재경부문장 산하에 IR팀을 신설해 투자자 소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소현 팀장이 IR팀을 이끌고 있다.
IR팀을 만든 뒤 눈에 띄는 변화는 가이던스 공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월 내놓은 1분기 IR 보고서부터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다. 음료사업과 주류사업 각각 매출액, 영업이익, 이익률 목표치와 이를 포괄한 별도 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이익률을 발표한다.
경쟁사와 다른 행보다. 주류업계 라이벌인 하이트진로는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는다. 주요 IR 활동은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개인투자자 대상 실적 관련 질의응답이다. 코카콜라음료를 종속기업으로 거느리며 음료사업을 영위하는 LG생활건강도 IR 보고서에 가이던스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분기별로 연간 가이던스를 업데이트한다. 지난 1일 2분기 IR보고서를 공개하며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4~5%로 잡아뒀던 올해 별도 기준 매출액 성장률을 9~11%로 변경했다. 영업이익 증가 폭은 기존 15~20%선을 유지했다. 매출액 조정에 따라 최대 8.5%로 설정해뒀던 영업이익률은 7.5~8% 수준으로 내렸다. 가이던스 변경 이유는 IR 보고서에 기술하지 않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2분기를 정점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익성 강화를 중점 과제로 진행하면서 주류사업 이익률 개선 속도가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이 가이던스 상향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가이던스를 한 차례 수정했다. 3분기 경영실적 및 전략 현황을 발표하면서 기존 가이던스 대비 매출액은 201억원 늘리고, 영업이익은 100억원 줄였다. 당시 IR 보고서에는 가이던스 변경 배경까지 담았다. 음료사업에서 하반기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캔 공급 이슈로 감익을 예상했다.
중장기 가이던스를 내놓은 건 지난해 7월 열린 2분기 IR부터다. 연간 가이던스와 함께 2024년 목표 △매출액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Capex(유형자산 취득액 기준) △OCF(영업현금흐름) △배당성향(30%) △부채비율을 발표했다.
지난 2월 진행한 1분기 IR에서는 2025년 중장기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세부 목록은 기존 2024년 중장기 가이던스와 같다. 지난 1일 열린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는 기존 중장기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가이던스 달성률은 따로 표기하지 않고 있다. 공정공시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상장사들은 '영업실적 등에 대한 전망' 공시를 통해 과거 영업실적 전망과 실제로 거둔 실적 차이(오차율)를 알리기도 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2조3451억원으로 전망치(2조3100억원)보다 1.5% 높았다. 영엽이익은 1746억원으로 전망치(1650억원)를 5.8% 웃돌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가이던스가 없다면 실적 예상치 차이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투자 수요 감소와 주가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실적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정보 비대칭성을 낮추기 위해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