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될 뿐 계열분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지붕 아래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분명한 만큼 계열분리를 위한 오너일가의 지분 교환과 거래 등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대석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 상무는 이달 21일 개최한 현대백화점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지주사 전환이 계열 분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사실은 이와 다르다"며 "공식적으로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계열분리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유통·푸드사업은 서로 시너지를 내야 하기 때문에 계속 같이 가야하고 지주사로서 위치할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도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의 형제경영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올해 2분기 기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는 각각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다. 이를 중심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크게 정 회장의 현대백화점과 종속기업, 정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와 종속기업으로 구분된다. 때문에 이전부터 계열 분리 가능성이 거론됐다.
주력 계열사 두 곳의 지분을 보면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의 지분이 섞여 있는 형태를 갖고 있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인 정몽근 명예회장, 현대그린푸드, 현대A&I 등이 각각 2.63%, 12.05%, 4.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의 경우도 특수관계인 정 회장과 정 명예회장이 각각 12.7%, 1.9%를 소유하고 있다. 이러한 지분구조로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함께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를 거느리는 형태가 구축됐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가 위치해 있는 현대백화점의 이사회만 보더라도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모두 사내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백화점에서 그룹 전반 사업의 윤곽을 짜고 이에 맞춰 각 계열사가 사업을 진행시키는 양상이다.
물론 지주사 체제 전환 후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각각 유상증자 등을 진행시키는 만큼 이에 따라 지분율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 과정을 거쳐 오너가의 지배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 분리를 위한 정 회장과 정 부회장간 현대백화점·현대그린푸드의 주식 거래와 교환 등의 작업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형제경영을 유지하기 위해 지분구조를 크게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맞춘 사업 전문성 확대와 신성장 동력 발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선진화된 지배구조 확립 차원에서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을 진행하게 됐다"며 "향후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