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의 역할이 변경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인수합병(M&A) 등을 기획조정본부가 주도했다면 이제부터 두 지주사가 전면에 나서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 분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백화점으로,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그린푸드로 각각 나뉘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이라는 한 지붕 아래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지에프홀딩스라는 두 지주사가 생기는 셈이다. 각각의 지주사는 자회사 관리와 신규 사업 투자를 담당하게 된다. 기존 현대백화점에 있는 기획조정본부의 역할을 일부 넘겨받게 되는 양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정지선 회장의 현대백화점과 산하 계열사와 정교선 부회장의 현대그린푸드와 산하 계열사로 나뉘어져 있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해왔던 배경이다.
그중 현대백화점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는 현대백화점에 위치해 있었다. 기획조정본부장인 현 장호진 사장이 현대백화점 대표를 맡고 있는 이유다. 현대백화점은 정 회장, 장 사장, 김형종 사장 3인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기획조정본부는 신설법인 현대백화점홀딩스로 옮겨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장 사장도 지주사로 이동하게 되고 백화점 사업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이 존속법인 현대백화점에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현대백화점홀딩스에 위치하게 될 기획조정본부의 역할과 영역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그린푸드의 인적 분할에서 존속하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과 다른 투자전략을 꾸리는 만큼 기획조정본부의 영역이 축소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사업을 진행하게 되고 기획조정본부는 현대백화점홀딩스에서 대외협력·사업조정·그룹 미래 방향성 등을 정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각각의 지주사에 투자사업 등을 진행하는 전략실 등을 새로 꾸릴지 또는 기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에 위치한 관련 조직을 그대로 살려둘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현대백화점에는 기획조정본부 아래 경영전략실이 현대그린푸드에는 전략기획실이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기획조정본부는 현대백화점홀딩스에 위치하지만 두 지주사간 신규 사업 등 교통정리를 하는 조정 역할에 집중하고 양대 지주사가 주도해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와 전략을 진행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각각 지주사에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할지 여부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기존 기획조정본부는 현대백화점홀딩스에 위치하되 이전과 같이 그룹 방향 설정, 대외협력 등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