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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지주사 전환

홀딩스 자회사로 들어가는 '한무쇼핑' 투자 전진기지로

공정거래법 '지주사 행위제한' 피해 전략배치, 신성장 발굴 '주주가치 제고' 발판

김선호 기자  2022-10-06 09:07:13
현대백화점이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가운데 한무쇼핑을 지주사 자회사로 배치하고 신규 투자를 모색한다. 현대백화점홀딩스가 전략을 세우고 안정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한무쇼핑이 투자 전면에 나서는 형태다.

현대백화점은 21일 기관 컨퍼런스콜을 통해 "한무쇼핑을 현대백화점 자회사로 두면 결국 지주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손자회사가 돼 투자에 제약이 생긴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주사의 자회사로 앉히는 전략적인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기반으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무쇼핑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현대백화점홀딩스가 이를 활용해 신규 프리미엄 아울렛 출점, 온라인 뉴비즈니스 등 오프라인 점포개발 영역에서 확장된 사업을 진행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무쇼핑이 신성장 동력 발굴의 전진기지와 같은 역할을 맡은 셈이다.


한무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한 591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85억원으로 32% 증가했다. 고객들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백화점 사업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추세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목동점·킨텍스점·충청점·김포현대프리미엄아울렛·현대프리미미엄아울렛 스페이스1 등을 운영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알짜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만 1조5978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한무쇼핑을 현대백화점홀딩스 손자회사로 위치하게 되면 투자 활동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한무쇼핑이 현대백화점 자회사로 남아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되면 계열사나 외부 투자자와 함께 합작 법인을 설립할 수가 없게 된다. 주식을 취득할 때에도 지분 100%를 매입해야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그러나 자회사로 편입되면 보다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해지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향후 한무쇼핑을 활용해 기존 유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거나 보다 넓은 범위에서는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등을 진행할 수도 있는 가능성까지 염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지주사 체제 전환이 내년 3월 중에 만료되는 만큼 시간을 두고 구체적인 투자 전략을 세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현대백화점은 내년 2월 주주총회를 거친 이후 3월을 분할 기일로 잡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한무쇼핑이 성숙기에 접어든 유통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업태 개발이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 것으로 한 차원 확장된 사업에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한무쇼핑이 현대백화점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결과적으로 주주가치를 증대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신사업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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