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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재무안정성 만점' 미원상사, 투자 수익 최하 '온도차'

255점 중 101점, 득점률 40% 미달…순현금 지속 점수 견인

김소라 기자  2024-11-15 08:19:1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계면활성제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정밀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미원상사'가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건전성 지표에서 고득점을 획득했다. 경영 성과 평가 중 재무 건전성 항목이 모두 만점을 기록했다. 평소 차입을 제한하고 순현금 기조를 유지해 온 것이 안정성 면에서 최고 득점을 확보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같은 경영 성과 평가 항목 중에서도 투자 수익률 부분은 정반대의 결과를 거뒀다. 지난해 미원상사 주주가 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뒀는지 평가해 봤을 때 주요 상장 기업 평균 대비 열위한 수준에 머물렀던 탓이다. 밸류는 기업 규모와 비교할 때 비교적 높게 잡혔지만 주요 비금융 상장사 평균값엔 미치지 못하며 점수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해 5월 발간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및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미원상사는 이사회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를 준거로 평가한 결과 총점 255점 가운데 101점을 획득했다. 백분율로 따지면 40%에 조금 못 미치는 득점이다.


6개 지표를 모두 점검해 봤을 떄 '평균' 수준의 득점을 획득한 역량은 전무했다. 각각의 이사회 공통지표를 5점 만점으로 두고 평가할 때 3점 이상 점수를 기록한 항목이 없었다는 의미다. 경영 성과 지표가 그나마 조정 점수 2.8점으로 평균 수준 득점에 근접했다. 나머지 역량 지표들은 대개 '미흡' 정도인 1점대에 그쳤다.

경영 성과 점수가 전체 지표 중 상대적으로 득점률이 높았던 것은 세부 항목 가운데 만점이 다수 잡혔기 때문이다. 총 11개 세부 문항 중 5개 항목이 5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무 건전성 유관 항목이 모두 고득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 같은 수익성 지표도 마찬가지로 만점을 받았다. 다만 지난해만 놓고 볼 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직전년도 대비 감소하며 이와 관련한 영업 성적 지표는 최저점인 1점에 머물렀다.


미원상사는 재무적으로 건강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순현금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차입금 대비 보유 현금성자산이 더 많은 덕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액은 마이너스(-) 3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 대비 금융비용인 이자보상배율은 같은 시기 2만5140배로 나타났다. 영업에서 꾸준히 이익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이자비용은 거의 잡히지 않으면서 이러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평소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은 단기차입금을 주로 활용하는 것도 한몫했다.

반면 투자 수익으로 따졌을 때 미원상사의 성과는 미흡했다. 경영 성과 중 투자 수익 수준을 가리키는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등은 THE CFO 자체 평가 결과 최하점인 1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KRX300 소속 비금융 상장사 277개 평균 투자 수익률을 준거로 미원상사 결과값을 비교했을 때 수치가 낮은 편에 속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년 KRX300 평균 PBR이 2.38배를 기록한 반면 미원상사 PBR은 2.14배에 그쳤다. 지난 한 해 전체 주가수익률도 2.96%로 KRX300 평균값(25.74%) 보다 낮았다.


배당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 또한 한정적이었다. 지난해 미원상사 연결 현금 배당수익률은 1.17%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전체 배당액을 늘렸지만 주가와 놓고 비교했을 때 확보할 수 있는 배당 수익이 많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배당과 주가 수익 모두 상장사 평균 대비 낮은 축에 속하면서 금번 경영 성과 평가 득점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경영 성과를 제외한 나머지 공통지표 항목들은 전체 득점 기여도가 낮았다. 구성과 참여도,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등 항목들이 모두 조정 점수 2점(평균 이하)에 채 미치지 못했다.

이중 구성 지표 득점률이 1.4점으로 가장 낮았다. 현재 미원상사가 이사회 내 별도 소위원회를 꾸리지 않고 홍창식 대표 의장 체제를 유지하는 등 다소 후진적인 거버넌스 상태에 머물러 있는 까닭이다. 내부적으로 사외이사 지원 조직도 별도로 갖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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