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크게 유통업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백화점홀딩스와 식품 등을 주업으로 하는 현대지에프홀딩스로 나뉘게 된다.
무엇보다 이 가운데 양측의 지분과 사업이 혼재돼 있는 현대홈쇼핑과 아래 종속기업 거취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중장기간 독립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현대홈쇼핑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사실상 현대홈쇼핑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밝힌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인적 분할한 후 지주사로 전환하는 데 있다. 현대백화점홀딩스와 현대지에프홀딩스 체제 아래에서 각자 사업 전문성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게 목표다.
시장은 핵심 계열사임에도 포지션에 큰 변동이 없는 현대홈쇼핑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열 분리를 위한 수순으로 해석할 경우 현대홈쇼핑에 대한 교통정리가 차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서는 빠졌지만 최종적인 계열 분리 단계에서 현대홈쇼핑과 종속회사들을 어떻게 나눠 갖는지가 화두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대홈쇼핑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대홈쇼핑 주주는 현대그린푸드(25.01%)와 현대백화점(15.8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오너일가 지분이 전혀 없어 정 회장 형제간 소유관계가 불명확하다.
게다가 자회사의 사업영역도 혼재돼 있다. 현대홈쇼핑은 유통뿐 아니라 ICT, 패션, 화장품 원료, 건자재 등 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형제경영 체제 아래에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도맡아 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선 탓에 사업영역이 불분명해졌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현대홈쇼핑과 종속기업을 사업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교통정리를 하는 방안을 수립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백화점·유통 부문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패션기업 ‘한섬’과 화장품 원료업체 ‘현대바이오랜드’는 정지선 회장 쪽 현대백화점홀딩스로 넘기게 된다.
이어 ICT 전문기업 ‘현대퓨처넷’과 건자재 업체 ‘현대L&C', 토탈 홈케어 업체 ’현대렌탈케어‘ 등 나머지 자회사는 정교선 부회장의 현대지에프홀딩스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가 현대그린푸드인 만큼 이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 체제로 남겨두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계열 분리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홈쇼핑 지분을 매입한다는 의미다.
이런 예측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지에프홀딩스에 현대홈쇼핑과 한섬, 현대바이오랜드 등 유통·패션·화장품 사업이 남게 된다.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홀딩스와 사업이 중복되는ㄷ도 유통업을 전개해나갈지 여부도 관전포이트가 될 전망이다.
현대홈쇼핑 정리와 개편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기존 현대백화점에서 현대백화점홀딩스로 소속이 바뀌지만 그룹 전반에 대한 사업조정·미래방향성 설정·대외협력 등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현대홈쇼핑은 지분 구조에 따라 현대그린푸드 아래 남아있게 된다”며 “향후 지배구조 변경 계획 등에 관해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