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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안진 출신' 서성인 영입으로 노린 것은

M&A·IPO 이행할 전문가 필요…본사·계열사 잇는 가교 역할

김슬기 기자  2022-09-07 11:43:05
에스엘엘중앙(옛 JTBC스튜디오·이하 SLL)이 서성인 딜로이트안진 파트너를 경영지원실장으로 영입하면서 이사회 개편을 단행했다. 그는 20여년을 금융투자업계에 있었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관련 인수합병(M&A)에 특화된 인물이다. 딜로이트안진 외에도 CJ E&M(현 CJ ENM)의 M&A 팀장을 지내기도 했다.

SLL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만큼 이를 진두지휘할 전문가가 필요했다는 평이다. 그는 SLL에 합류하면서 등기임원이 됐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지옥' 등을 제작한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나의 해방일지' 등을 만든 스튜디오피닉스의 사내이사로도 합류했다.

◇ 경영지원실장, 하동균→서성인으로 변경…20여년간 딜 관련 업무 몸담았다

업계에 따르면 SLL은 지난 7월 사내이사 구성을 소폭 변경했다. 하동균 전 경영지원실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나고 서성인 신임 경영지원실장 상무가 신임 사내이사로 왔다. 그는 직전까지 딜로이트안진 파트너로 있었던 인물로 자본시장 전문가로 볼 수 있다. SLL은 근시일 내에 IPO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주도적으로 할 인물이 필요했다.

1975년생인 그는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뉴욕대학교 경제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JP모건,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등 외국계 금융사에서 M&A와 주식발행시장(ECM)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CJ ENM에서는 M&A팀장을 맡으면서 국내 미디어 및 엔터업계의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딜로이트안진으로 이동했다.


SLL가 지난해 프리IPO를 통해 총 4000억원을 조달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를 바탕으로 2024년 이후에는 IPO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역할을 주도적으로 할 전문가가 필요했다. 서 상무는 20여년간 IB업무를 담당했을 뿐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SLL과 니즈가 맞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의 영입으로 이사회 구성은 정경문 대표이사, 홍정인 콘텐트리중앙 및 메가박스중앙 대표이사, 서 경영지원실장 등 3명의 사내이사와 강승현 프랙시스캐피탈 파트너스 전무, 한치흐치에 텐센트 온라인 비디오(Tencent Online Video) 부사장 등 2명의 기타비상무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감사는 안성호 중앙홀딩스 경영감사담당이 맡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해 단행한 프리IPO와 관련이 있다. 지난해 4월 프랙시스캐피탈이 투자를 위해 설립한 프랙시스샤토홀딩스가 3000억원, 텐센트 자회사인 에이스빌(Aceville Pte. Ltd.)이 1000억원 규모의 SLL 전환우선주(CPS)를 사들이면서 주요 주주로 들어왔다. 이 때문에 프릭시스캐피탈과 텐센트 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 스튜디오피닉스·클라이맥스 스튜디오 사내이사로 등장

서 상무의 선임 이후 재무활동도 활발했다. SLL은 콘텐트리중앙 산하에 있는 필름몬스터 지분 90% 지분을 취득했고 하이지음스튜디오의 지분 31%를 추가 취득했다. 또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4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는 SLL 내 핵심계열사 사내이사도 겸하면서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수혈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실제 계열사 등기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SLL 산하에는 10여개가 넘는 제작사가 있지만 그가 사내이사로 올라간 곳은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스튜디오피닉스 두 곳이다. SLL은 지난해 해당 회사의 지분을 각각 95%, 100% 취득했다.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450억원, 163억원이다.

스튜디오피닉스는 배우 김명민 주연의 드라마 '로스쿨'과 배우 이민기·김지원·손석구 등이 출연한 '나의 해방일지'를 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스튜디오피닉스는 김석윤 JTBC 제작부문 부문장이 대표로 있고 사내이사에 최재혁 SLL 전략실장과 서성인 경영지원실장이 올라가있다. 캡티브(Captive) 채널인 JTBC 방영작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스튜디오피닉스와 다소 성격이 다르다. 2018년에 설립됐고 2021년에 SLL 자회사로 편입된 클라이맥스스튜디오는 변승민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배급 및 투자 담당과 워너브라더스코리아 한국영화팀 팀장을 거쳐 스튜디오를 냈다. 영화 쪽에서의 경험을 살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이나 영화 등을 주로 만들고 있다.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지옥'과 'D.P'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D.P는 시즌 2가 확정됐다. 지옥 역시 시즌2 제작을 협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영화 제작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병헌·박서준 주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강수연·김현주 주연의 정이, 김다미·전소니·변우석 주연의 소울메이트를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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