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중앙의 신용등급 스플릿이 발생했다. 신평사들은 비슷한 논거를 들었지만 다른 결과를 제시했다. 최근 실적부진의 영향으로 등급 하향검토 트리거가 발동된 상황인 만큼 SLL중앙이 올해 수익성 개선을 이룰지 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등급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일단 공모채 대신 사모채로 조달에 나섰다. SLL중앙은 지난 7일 11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주관은 한양증권이 맡았으며 만기구조는 1년, 금리는 6.3%다. SLL은 이번 사모채를 차환자금으로 활용한다.
발행일 직전 거래일인 4일 기준 SLL의 1년물 민평금리가 6.8%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산금리는 -50bp수준이다. SLL의 금리는 BBB+ 이상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 수준이다. 4일 기준 BBB+등급의 1년물 사모채 금리는 7.0%, A-등급은 5.4%다.
SLL중앙은 1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 127.8%, 차입금의존도 31.0%을 기록하며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SLL중앙의 회사채는 총 1480억원이다. SLL중앙은 올해 총 1200억원을 발행했다. 만기 회사채와 발행 회사채 사이에는 280억원 정도의 차이가 나는 만큼 향후 차환 목적으로 추가로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된 회사채 가운데 600억원만 차환목적으로 발행됐는 점을 고려하면 SLL중앙은 최대 880억원의 상환자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등급 스플릿 발생, 6월 이전엔 신평사별 제각각 SLL중앙은 이번 사모채 발행을 위해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및 전망 평가를 받았다. 두 신평사의 논거는 비슷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한국기업평가는 'BBB+, 안정적'을, 나이스신용평가는 'BBB, 안정적'을 제시해 등급 스플릿이 발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드라마 제작시장의 성장세, 유상증자 등에 힘입은 재무안정성을 긍정적 논거로, 해외 자회사 성과 확보에 시일이 소요되는 점, 지분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등을 부정적 논거로 들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플랫폼 다변화와 제작 편수 증가로 매출 성장성이 기대되며 수익성 역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투자 등에 따른 현금흐름 변동성과 재무지표 저하 가능성은 모니터링 요소로 지적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6월 등급 및 전망을 'BBB, 긍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이 조정이 있기 전까지는 신평사 3곳의 등급전망이 모두 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조정 근거로 콘텐츠 흥행 여부에 따른 실적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제작비 부담 확대, 해외 자회사 연결 편입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것, M&A로 차입 규모가 확대된 것 등을 들었다.
◇신평사 3사 등급하향 트리거 발동, 하향조정에는 신중 SLL중앙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현재 신평사의 등급하향검토 요인을 모두 건드렸다.
한국기업평가는 SLL중앙의 등급하향 변동요인으로 순차입금/EBITDA 3.5 초과를 들었다. 3월 말 기준 해당 수치는 15.2로 기준치를 한참 웃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EBIT/매출 2% 미만, 총차입금/EBITDA 5 초과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3월 말 기준 SLL중앙은 각각 -20.3, 33.9로 검토요인을 충족시켰다.
한국신용평가는 영업이익/매출 1% 미만, 총차입금/EBITDA 6 초과를 하향검토 기준으로 제시했다. 1분기 SLL중앙의 영업이익/매출은 -20.3%, 총차입금/EBITDA는 28.6다.
그럼에도 크레딧업계는 등급하향을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향후 실적개선 흐름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SLL중앙의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0.4%에서 2023년 -4.5%, 2024년 0.4%, 2025년 1.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EBITDA는 5.3에서 3.4까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SLL중앙의 수익성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장의 실적이 부진하다 해서 바로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1분기 실적까지만 놓고 보면 이같은 전망은 빗겨나갈 가능성이 있다. 1분기 SLL중앙은 매출 936억원, 영업손실 190억원, 순손실 25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5.7% 줄고 영업손실은 70.5% 늘었다. 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