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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홀딩스를 움직이는 사람들

신사업 예고한 LX, 시험대 오른 박장수 CFO

③금리인상 시기 재무관리 중책

이호준 기자  2022-09-07 11:42:57

편집자주

LG그룹에서 분리돼 홀로서기에 나선 LX그룹. 이른 시간 안에 덩치를 키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야 한다. 계열사들은 작년부터 한샘 (LX하우시스), 매그나칩(LX세미콘) 등 인수합병(M&A)에 나서며 그룹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LX홀딩스의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박장수 LX홀딩스 전무는 ㈜LG 및 계열사에서 오랜 기간 재무 관리 경험을 쌓은 '재무통'이다. 주요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 작업이 그의 손을 거쳤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박 전무에게 초대 CFO 직을 맡긴 것도 나무와 숲을 모두 봐 온 그가 적임자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박 전무는 LX홀딩스 사내이사와 계열사 기타비상무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보다 큰 틀에서 재무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보직이다. ㈜LG 시절 수년간 구 회장을 보좌하기도 한 그는 현재 LX그룹의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다.

◇온화한 스타일의 '재무통'

박 전무는 1971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1999년 LG텔레콤 전략경영실에 입사하며 LG에 둥지를 틀었다. LG텔레콤 전략경영실은 재무업무를 담당했던 부서다.

LG화학 재무회계팀에서 2013년까지 근무하다가 2014년 ㈜LG로 적을 옮겼다. 약 7년 동안 재무관리와 재경팀 리스크관리(RM) 업무를 맡았다. 재무적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6년 상무로 승진했다.

구 회장이 ㈜LG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던 2016년부터 약 2년간 재경 임원으로서 그와 손발을 맞췄다. 신설 지주 설립 등 LX그룹의 계열 분리 업무를 집중적으로 책임졌다.

이때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해 구 회장의 부름을 받았다. LX그룹 독립경영 체제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이래 신설 지주사의 첫 번째 재무수장으로서 중용됐다. ㈜LG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그를 온화하고 무난한 스타일의 덕장이라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LG 재무 임원으로 일했다는 건 전략적 마인드가 풍부하다는 뜻"이라며 "그룹 및 계열사 사업 구조조정 등에서 그의 재무적 전문성이 발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사업 확보 예고한 LX, 시험대 오른 박 전무

LX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는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뛰어들었다. 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속도감 있는 신사업 발굴을 주문한 상태다.

상사·건자재·반도체·석유화학·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계열사들이 진출해 있지만 LX만의 미래를 보여줄 캐시카우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재계 순위 40위권인 LX그룹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도 외형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수적이다.

재무수장인 박 전무도 덩달아 바빠졌다. 지주사 CFO는 그룹의 재무적 리스크를 총괄한다. 구 회장이 신사업 발굴 작업에 가속 페달을 밟은 상황에서 지주사와 계열사간 투자 재원 마련 및 유동성 관리 작업 등을 조율해야 한다.

박 전무는 계열사의 리스크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LX홀딩스 등기임원 중 노진서 대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계열사 기타비상무이사직을 겸직 중이다. LX인터내셔널과 LX판토스다. 계열사 이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다.

취임 2년 차인 올해부터는 마주해야 할 과제가 더 많다. LX그룹은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에 적극적이던 당초 모습과 달리 지금은 한 발 물러서서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매그나칩반도체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합쳐 예상 거래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금리 인상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2020년 말 8조원 수준이던 LX그룹의 연결기준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원 수준이다. 다만 지주사인 LX홀딩스와 각 계열사의 별도 현금성자산은 1조2000억원 수준(△LX홀딩스 2227억원 △LX인터내셔널 3358억원 △LX하우시스 1733억원 △LX판토스 805억원 △LX MMA 1293억원 △LX세미콘 3166억원)으로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CFO가 세세한 투자 전략들을 짜겠지만 박 전무가 큰 틀에서 리스크 관리를 감독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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