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과의 시가총액 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약 94조원 수준으로 시총 240조원에 달하는 CATL을 따라잡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서는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경쟁력을 주가에 온전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IR(Investor Relations) 활동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향후 추가 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자 유치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의 장단기적인 목표 수립을 위해 IR 조직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막상 IR 조직에는 별도 담당 임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 LG전자에 재직하며 IR 분야에 전문성을 쌓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창실 전무(
사진)가 IR 업무를 직접 챙기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CFO 아래 IR 담당은 하정준 책임으로 파악된다.
이 CFO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LG전자에서 IR·M&A 담당 상무로 재직했고, 2016년에는 IR만 전담으로 도맡았다. IR과 관련한 업무를 집중적으로 수행하며 경력을 쌓은 셈이다. 이 CFO가 LG전자에서 IR을 맡았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IR이 개최된 횟수는 40차례에 달한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 및 언론 등을 상대로 진행했고 실적발표·1대 1 미팅·소규모 미팅·NDR(Non-Deal Roadshow) 등 다양한 형식을 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IR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IR과 관련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 1월부터 6월까지 IPO를 제외하고 총 8번의 IR 활동을 실시했다.
특히 배터리 시장 선두 기업으로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만큼 주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의 비중이 많았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셌던 올 상반기에는 온라인 및 가상 컨퍼런스 형식을 적극적으로 택했다. 지난 5월에는 뉴욕과 싱가포르에 직접 방문해 NDR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초 올해 매출 및 투자 전망치를 제시했다. 또 매 분기 공식 실적발표를 실시하기 전 매출과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공개하고 있기도 하다. 4월 27일 실시된 1분기 실적발표에 앞서 같은달 7일 가이던스를 발표했고, 지난 7일에도 2분기 가이던스를 공시했다.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일은 실적 예측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 친화적인 활동으로 분류된다. LG그룹 내에서 매 분기 가이던스를 발표하는 계열사는 LG에너지솔루션 외에 LG전자 정도밖에 없다.
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음성 파일을 누구나 언제든지 들을 수 있도록 공개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컨퍼런스콜을 실시하는 기업들 중 대다수가 음성 파일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특히 컨퍼런스콜 참석 임원, 발표 자료 등도 공개해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