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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그룹 진단

문윤회 대표, 아주그룹 '지배력 확보' 승계 걸림돌은

⑤아주글로벌 발판 핵심계열 '아주산업' 지분 확보 수순, 입사 시기 등 관심

조은아 기자  2022-06-09 11:41:07

편집자주

아주그룹의 주력인 레미콘 사업은 건설경기에 좌우돼 불확실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업황이 악화돼도 내부에서 꺼낼 만한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불황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레미콘 사업에서 전체 영업이익의 70%가 나오는 아주그룹은 늘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주캐피탈을 매각한 뒤 곧바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처럼 보였던 아주그룹이 몇 년째 멈춰있다. 더벨이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아주그룹을 진단했다.
문윤회 아주컨티뉴엄 대표이사가 아주그룹을 물려받으려면 2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아주산업 지분을 물려받아야 한다. 그룹의 핵심이 레미콘사업인 만큼 아주산업에 언제 입사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아주그룹 안팎에선 문 대표의 아주산업 입사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문 대표는 우리나이로 35살이던 2015년 아주컨티뉴엄(옛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에 오르며 아주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당시 아주산업이 아닌 아주컨티뉴엄을 선택한 배경엔 개인의 관심과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을 살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미 궤도에 올라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레미콘사업과 달리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고 능력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는 점이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전언이다. 문 대표는 호텔경영학과로 유명한 미국 코넬대학교를 나왔다.

물론 나이가 아직 어린 상황에서 그룹의 베테랑 경영인들이 포진한 아주산업에 바로 입사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주산업에선 문규영 회장이 여전히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직접 대표이사를 맡다가 2009년 전문경영인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겼고 지금까지도 사내이사로만 참여 중이다. 문 대표가 어느 정도 호텔사업을 이끌다가 아주산업에 넘어와 사내이사 자리를 물려받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기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문 대표 취임 이후 아주컨티뉴엄 실적이 꾸준히 악화된 만큼 어느 정도 정상화에 접어든 뒤 아주산업으로 옮길 수도 있지만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예상보다 빨리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보통 후계자들이 경영수업을 받을 때 실적이 좋은 곳에 가거나 성장성이 높은 곳 등 눈에 띄는 곳에 주로 배치되는 경향이 있다.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그룹이 현재 아주캐피탈 매각 이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아예 새로운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마지막 종착지는 아주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아주그룹 매출의 40%, 영업이익의 67%가 아주산업의 레미콘사업에서 나온다. 아주산업은 아주그룹의 지주사이기도 하다. 아주산업은 레미콘사업을 하면서 주요 자회사의 지분도 거느리고 있는 사업형 지주사다. 브이샘, 아주프론티어, 아주모터스, 아주아이비(IB)투자, 공영해운, 아주네트웍스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며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시간적 여유는 많은 편이다. 문 대표는 1981년생으로 아직 우리나이로 40대 초반에 그친다. 문규영 회장은 1951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역시 여전히 그룹 회장 그리고 아주산업 사내이사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분 승계 역시 과제로 남아있다. 아주그룹은 크게 아주산업, 아주글로벌 등 2개 축으로 나뉜다. 아주산업의 최대주주는 문규영 회장으로 지분율이 무려 95.48%에 이른다.

문 대표는 다른 축인 아주글로벌 지분을 69.09% 보유 중이다. 문 대표는 2010년 말 문규영 회장으로부터 아주글로벌 지분을 양도받아 최대주주에 올랐다.

아주글로벌은 당시나 지금이나 별다른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자원개발 및 판매업'을 하고 있다고 나와있지만 자체 사업으로 전혀 매출을 내고 있지 않다. 일부 회사 지분을 보유한 채 투자회사 역할만 하고 있다.

실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별도기준 매출이 0원이었다. 이후 2018년까지 매년 10억~11억원의 매출을 냈으나 2018년 12억6000만원의 매출을 낸 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다시 매출이 0원이었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아주산업과 아주글로벌의 합병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회사의 덩치를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미 해당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 사이 두 회사의 자산 격차는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아주산업이 1조6634억원, 아주글로벌이 4455억원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아주글로벌의 자산총계가 1574억원 수준에 그쳤다. 3년 사이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아주글로벌이 아주컨티뉴엄 지분(23.37%)을 취득한 데 따른 결과다. 자신의 종속회사 아주프라퍼티즈 지분(37.6%)과 합쳐 50%가 넘는 지배력을 보유하게 돼 아주컨티뉴엄과 아래 회사들을 모두 종속회사로 편입할 수 있게 됐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문 대표의 아주산업 입사에 대해 입사를 할지 안할지, 입사 시기가 언제일지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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