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원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있지만 이례적으로 전년 말 대비 원가율이 개선되는 추세도 보였다. 올해 초 대우건설의 살림살이를 맡게 된 이용희 재무관리본부장(상무) 입장에서 보면 성공적인 시작을 알린 셈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번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조2495억원, 매출원가 1조914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산정된 원가율은 85.1%다. 전년 말(85.7%)에 비해서는 0.6%포인트 개선됐다.
지난해부터 주요 원자재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례적인 성과다. 실제 지난해 초 1톤당 72만5000원이었던 철근값은 이번 1분기 100만2000원까지 급등했다. 철근값은 건설시장에서의 수요 증가로 인해 다가오는 2분기 다시 한 번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미콘값도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쌍용C&E는 이달 15일부터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1종 시멘트와 슬래그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레미콘이 시멘트를 주원료로 하는 만큼 가격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다.
대형 건설사라도 원자재값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5대 건설사 평균 원가율은 올해 1분기 기준 88.4%로 나타났다. 전년 말(88.1%)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5대 건설사 중 원가율 관리에 성공한 건설사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87.9%)정도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가장 낮은 원가율을 기록했지만 이번 1분기(87.3%) 2.2%포인트나 상승했다. 포스코건설(85.1%)도 원가율이 같은 기간 0.7%포인트 올랐다. 현대건설(91.0%)의 경우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원가율이 90%대를 넘었다.
악재 속에 달성한 원가율 개선인 만큼 새롭게 재무관리본부장을 맡게 된 이 상무로서는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던 셈이다. 대우건설은 따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두지 않고 재무관리본부장이 내부 살림살이를 도맡고 있다.
숭실대를 졸업한 뒤 대우건설에 입사한 이 상무는 오랜기간 재무파트에서 경력을 쌓았다. IR팀장과 세무팀장을 거친 후 회계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 등 요직을 맡았다. 일반적으로 전무급이 맡는 본부장 자리에 이 상무를 배치한 것도 그간 쌓은 공적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상무가 꾸준히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원가율을 유지하는데 보다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임자였던 최종일 전 전무은 2019년 재무관리본부장을 맡아 90.1%에 달했던 원가율을 지난해 85.7%까지 개선시켰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