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이사진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사진들이 의안을 검토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데다 전문성을 담보하는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해왔다. 덕분에 지난해 이사회 자리가 11회차까지 열렸음에도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모두 참석률 100%를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평가지표가 3~4점대를 유지한 가운데 '경영성과'는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오랜 기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만큼 배당수익률이나 주가수익률 면에서 최하 점수를 받았다. 수주산업 특성상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상각전영엽이익(EBITDA)' 등 항목에서도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도 4점대, 7개 항목 중 5개 만점 THE CFO는 대우건설 이사회 운영·활동 내역에 대해 총점 255점 중 163점을 부여했다. 이사회는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가지 공통 지표(각 5점 만점)로 평가했다. 올해 5월 발표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와 지난해 사업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대우건설 이사회를 평가한 공동 지표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참여도'로 나타났다. 평균 4.3점을 기록했다. 세부 평가 항목 8개 가운데 5개가 만점을 받았다. 특히 이사진 출석률이 100%에 달했다. 4점을 받은 이사회 개최 횟수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연간 12회가 넘으면 만점을 받을 수 있는데 지난해 11회만 열렸기 때문이다.
감사위원회 개최 횟수도 마찬가지다. THE CFO는 감사위원회가 연간 9회 이상 열릴 경우에만 만점을 주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만점 기준을 소폭 하회하는 8회차까지만 감사위원회를 개최했다. 감사위원회는 주요 실적·재무제표 보고와 함께 '외부감사인 후보 평가 및 선정' 등의 의안을 다뤘다.
의무설치 대상이 아닌 기타 위원회의 개최 횟수는 대우건설이 유일하게 참여도 지표에서 1점을 받은 항목이다. 대우건설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같이 자산총액이 2조원을 상회해 필수로 설치해야 하는 위원회를 제외하고는 보상위원회 정도만을 운영하고 있다. 보상위원회는 지난해 단 1번만 열려 최하 점수를 받았다.
참여도의 뒤를 잇는 우수한 지표는 '평가개선 프로세스'다. 35점 만점에 21점을 받아 평균 4.1점을 기록했다. 7개 항목 가운데 5개 항목이 만점이다. 대우건설 이사회가 내부·개별평가만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3점을 받았다. THE CFO는 컨설팅을 제외한 외부평가를 병행해야 5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반영했는지 여부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THE CFO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내에 운영체계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내용을 명시해야 최고점을 주고 있다. 대우건설은 '무기명 투표'와 같이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내용 정도만을 담고 있는 상태다.
◇마지막 배당 2009년, 이익잉여금 9000억 상회 대우건설 이사회는 경영성과(2.1점)에서 유일하게 2점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2배에 머물러 최하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대우건설을 포함한 건설주들은 저PBR 문제를 겪고 있다. 건설업종의 지난해 평균 PBR이 0.5배 미만이라는 통계 자료도 존재한다.
배당수익률도 1점에 그쳤다. 대우건설의 마지막 배당은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이 최대주주였던 2009년이다. 이후 KDB산업은행이 케이디비밸류제육호를 통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이후에도 배당을 시행하지 못했다. 주가 반등을 위해 경영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영향이다.
중흥그룹에 편입된 이후에도 아직까지 배당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이익의 일정부분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주주가치 제고, 성장을 위한 투자, 경영실적, 현금흐름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하겠다는 게 대우건설 측 입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9338억원가량 쌓여 있어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수주산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도 대우건설이 경영성과 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배경이다. '선 공사 수행, 후 대금 수취' 구조인 수주산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176.79%로 건설업종 내에서는 우량한 수준이나 THE CFO 기준에서는 최하 점수를 받았다.
'구성'은 향후 점수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평가지표다. 현재는 45점 만점에 28점을 받아 평균 3.1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70%를 상회한다는 점, BSM(Board Skills Matrix)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대부분 항목이 3점을 밑돌았다.
그 중에서도 이사회 의장과 관련된 항목에서 점수 하락이 예상된다. THE CFO는 오너가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1점을, 대표이사가 담당할 경우 2점을 부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주택건축사업본부장 출신인 백정완 대표를 대신해 오너가인 김보현 총괄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대우건설은 일반적으로 대표이사에게 의장 자리를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