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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수금 모니터

대우건설, 안정적 관리에도 해외 리스크 여전

1년 미만 단기 비중 84%, 변경계약 논의 사업장 위주로 계상

전기룡 기자  2024-05-10 15:52:19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대우건설이 안정적으로 미수금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늘어난 매출 외형에도 미수금 규모는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미수금 중 상당수가 1년 이내 회수할 수 있는 단기미수금이라는 점도 돋보인다. 다만 미수금과 함께 외상값으로 분류되는 미청구공사는 매년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미수금 대부분은 해외 사업에서 나왔다. 공사기한 연장을 위한 변경 계약을 체결했거나 준비 중인 사업장에서 미수금이 계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사업장 정도에서만 미수금이 쌓였다. 다만 분기마다 공사비가 유입되는 구조라 리스크는 미비하단 분석이다.

◇매출액 대비 미수금 비중 9.5%, 미청구공사는 증가세 뚜렷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미수금은 99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기록한 1조276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면면을 살펴보면 단기미수금이 8425억원, 장기미수금이 1567억원이다. 1년 이내 회수할 수 있는 단기미수금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대우건설이 매년 외형을 키워왔다는 점이다. 미수금은 회계상 매출채권 하단에 자리한다. 매출 외형이 늘어날수록 매출채권과 산하 계정인 미수금이 함께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덕분에 매출액 대비 미수금 비중은 9.5%로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미수금 규모가 줄어든 반면 미청구공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미청구공사는 돈을 들여 공사를 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이다. 발주처의 지급여력 부족이나 원가투입량이 실제 공정률보다 높아 청구할 수 없는 경우 발생한다. 매출채권보다 회수가능성이 떨어져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는 1조2726억원이다. 전년(1조1974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2년 전(9399억원)과 비교하면 35.4%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주택·건축부문이 6735억원으로 전체의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토목부문(4742억원)과 플랜트부문(1250억원) 순서로 미청구공사가 많았다.

미청구공사가 늘어난 것과 달리 초과청구공사는 늘어났다. 초과청구공사는 선수금 명목으로 미리 받은 공사비다. 흔히 부채로 인식되지만 공사비 회수에 대한 리스크를 낮춰 '착한 부채'로 인식된다. 대우건설의 초과청구공사는 7432억원으로 전년보다 46.5% 감소했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리비아 등 지정학적 리스크 산재, 국내 미수금 회수 안정적

대우건설의 미수금은 대부분 해외 사업장 위주로 계상됐다. '카타르 E-RING도로(780억원)'를 비롯해 'AL ZOUR REFINERY(421억원)', 'JAZAN REFINERY&TERMINAL(122억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 사업장은 대부분 공사기한 연장을 협의하고 있는 곳이다. 향후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공사비 회수가 가능하다.

'LIBYA ZWITINA POWER PLANT PJ(161억원)'과 같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미수금이 잡히는 사업장도 존재한다. 리비아 즈위티나 지역에 복합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2014년 리비아에서 내전이 발발한 이래 10년 가까이 공사가 멈춰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공정률은 35.2%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리비아에 다시 재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데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리비아전력청로부터 1조원 규모의 패스트트랙발전(긴급전력 공급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리비아 재건사업에 참여할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GTX-A 사업장만 168억원정도의 미수금을 기록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GTX-A 사업자로 선정된 신한은행 컨소시엄에 DL이앤씨·SK에코플랜트·한진중공업과 함께 건설투자자(CI)로 참여했다. 칸서스자산운용과 도화엔지니어링, 선우이엔지 등도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업보고서상 GTX-A의 도급 규모는 5390억원으로 계약기간은 올해 6월까지다. 준공 시점이 임박한 데다 분기마다 공사비가 입금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미수금이 계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GTX-A 사업은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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