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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혹한기 재무점검

포스코퓨처엠 현금창출 '비결', 에너지소재 '재고 감축'

④지난해 재고자산 20% 감소, NCF '플러스' 전환…수익성 위축에도 적기 투자 의지

김동현 기자  2025-01-16 16:07:45

편집자주

'제2의 반도체'라 불리며 한국 산업을 이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배터리 산업이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엎고 전방위 투자에 나섰던 국내 업체들은 성장 침체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전환 흐름과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가올 미래 성장기를 기다리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더벨이 배터리 산업을 이루는 주요 업체의 재무 상황을 되짚어보며 그룹 차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포스코퓨처엠이 운전자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고자산 감축에 돌입했다. 그동안 양극재, 음극재 등 에너지소재 부문의 생산능력 투자로 재고자산이 증가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이 흐름을 끊어내며 재고자산을 20% 이상 줄였다. 재고자산 감소에 따라 운전자본투자 항목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며 영업 현금창출력도 되살아났다.

포스코퓨처엠은 증설 작업이 끝나지 않은 만큼 되살아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필요한 투자를 적기에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과잉재고 감축 작업도 지속해서 병행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을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배터리 소재의 확장기였던 2022~2023년 NCF가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사업에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다 지난해 5835억원의 NCF를 기록했다.

지난해 NCF를 플러스로 전환한 배경에는 운전자본투자 부담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운전자본은 기업 운영에 필요한 소요 자본으로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재고자산의 증감액이 운전자본투자액에 들어간다.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운전자본투자액을 제하는 방식으로 NCF를 산출한다.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대 들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확대에 따라 에너지소재 부문 재고를 대폭 늘렸다. 2021년 포항 인조음극재 1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2022년 광양 양극재공장, 2023년 포항 양극재 1공장 등을 준공하며 생산량을 확대했다. 2020년 1000억원대 수준이던 에너지소재 사업의 재고자산은 2021년 334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포스코퓨처엠의 호황기였던 2022년에는 직전연도 대비 2배 이상으로 에너지소재사업 재고자산을 쌓았고 이러한 증가세는 2023년(8087억원)까지 이어졌다. 재고자산 증가분은 그대로 운전자본 부담으로 옮겨가 NCF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스코퓨처엠의 NCF는 2021년 -610억원을 기록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이듬해에는 그 규모가 -4448억원으로 커졌다.

이에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과잉재고 억제를 목표로 재고자산 최소화 작업에 돌입했고 에너지소재 재고를 3분기 말 기준 6255억원까지 줄였다. 전년 말 대비 23% 감소한 수치다. 포스코퓨처엠의 전체 재고에서 에너지소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만큼 전체 재고자산도 같은 기간 9167억원에서 7162억원으로 22% 줄었다. 재고자산이 2000억원 이상 줄면서 운전자본투자 부담도 감소했고 지난해 NCF의 플러스 전환에도 성공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창출력 회복으로 포스코퓨처엠은 앞으로의 투자 원동력을 되살렸다. 회사는 캐나다 얼티엄캠(GM 합작사)을 중심으로 글로벌 증설 작업을 진행하며 연간 1조원이 넘는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 중이다. 2023년에 전년(6659억원) 대비 2배 이상인 1조3662억원의 CAPEX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1조5000억원 규모의 금액을 CAPEX로 썼다.


늘어나는 투자 부담 속에 두자릿수대로 관리하던 부채비율은 2022년 75.0%에서 2023년 142.6%로 뛰었다.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00%에 육박하는 192.3%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녹색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총차입금 규모도 전년 말 대비 1조원 가까이 증가한 3조8871억원으로 불어났다.

캐즘 위기 속에 투자 속도조절에 나선 상태이지만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얼티엄캠과 같이 필요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영업활동현금창출력 회복은 필요 자금을 적기에 충당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앞으로도 운전자본 부담 감소를 위한 과잉재고 감축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더불어 원재료 공급단에서 그룹 밸류체인을 활용해 수익성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2조9767억원)과 영업이익(420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6%와 61.7% 감소한 가운데 수익성 회복 방안으로 원료 구매비 절감을 내세운 셈이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리튬), 포스코엠씨머티리얼즈(침상코크스) 등으로부터 원료 일부를 공급받고 있는데 매입 규모가 연간 40억원 미만으로 아직 크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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