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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

하나은행, '더넥스트본부' 고객 관리 패러다임 바꾼다

그룹 '시니어 사업' 비전 담아 조직 신설…기업그룹은 '소호사업부' 설립해 고객층 확대

최필우 기자  2025-01-08 14:03:40

편집자주

2025년 새해 금융권을 둘러싼 환경이 변하면서 금융사들이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키맨들의 거취나 역할 변화에 따라 직제 또는 편제를 개편한 곳도 다수다. 금융사들이 새로운 경영지도를 그려 해결하려는 과제는 무엇일까. 사별 조직 개편의 특징과 변화의 의미를 살펴봤다.
하나은행이 본점 조직을 슬림하게 유지하는 기존 방침을 유지하되 신사업을 위한 조직을 추가했다. 그룹 시니어 고객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하나더넥스트본부가 자산관리그룹 산하에 신설됐다. 하나더넥스트본부를 필두로 그룹 고액자산가 고객 관리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포부다.

기업그룹에는 소호사업부가 추가됐다. 하나은행은 지난 수년간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면서 빠르게 실적을 개선했다.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소상공인, 개인사업자 고객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신설 조직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로 했다.

◇전통의 자산관리그룹, 시니어 비즈니스 내세워 진화

하나은행은 2025 조직 개편을 통해 자산관리그룹 산하에 하나더넥스트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신탁사업본부와 투자상품본부는 신탁·투자상품본부로 통합됐다.

하나더넥스트본부는 그룹 시니어 특화 서비스 '하나 더 넥스트(HANA THE NEXT)'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조직이다. 시니어 고객으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컨설팅을 강화하는 등 자산관리 전반을 아우르는 본부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자산관리그룹은 하나더넥스트본부 중심으로 운영되게 됐다.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은 전통적으로 강한 PB(프라이빗 뱅킹) 서비스 명맥을 이어온 곳이다. PB 서비스에 강했던 옛 보람은행과 서울은행을 합병하면서 흡수한 인력과 조직의 경쟁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산관리그룹은 국내 은행권 PB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하나더넥스트본부 중심으로 자산관리그룹을 재편한 데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함 회장은 '업의 경쟁력'을 경영 키워드로 내세우면서 기존에 잘 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고객 트렌드 변화를 포착하고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잡는 게 함 회장이 계열사에 주문하는 전략이다.

하나금융은 최근 시니어 고객층이 확대되는 데 주목했다. 은퇴설계, 자산관리, 주거/케어, 라이프스타일을 토털 솔루션으로 챙길 수 있는 별도의 서비스와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올해 하나은행이 주축이 되고 그룹 전체가 힘을 보태 하나 더 넥스트를 안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자산관리그룹 산하 하나더넥스트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업대출 잔액 감소, 소호대출로 반등 도모

기업그룹 내에는 소호(SOHO, Small Office Home Office) 고객을 전담하는 소호사업부가 신설됐다. 소호사업부는 신규 비즈니스와 제휴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소호 고객 기반을 확대한다.

기업그룹 조직을 보강한 건 고객층을 확대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국내 은행권 주력 상품은 부동산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 대출이지만 정부 규제 강화로 올해 규모를 키우기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리테일그룹보단 기업그룹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기업그룹은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기업금융 전략을 리뉴얼해야 한다. 하나은행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중소기업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기업대출 잔액을 늘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기업대출 잔액이 줄어들며 성장세가 꺾였다. 소호사업부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을 공략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게 올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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