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디지털 부문에 대한 투자에 집중해 왔다. 고객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을 마련해 접근성을 높이면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
최근 KB저축은행은 부실 리스크가 확대돼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올해 선임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는 실적 회복과 건전성 제고 과제를 안고 있다. 외형 성장보다 적정 마진을 확보하며 내실 성장을 기하고 있다.
◇'키위뱅크' 중심 장기적 관점 디지털 전환 추진 KB저축은행이 손익을 본격적으로 시현한 건 2015년 김영만 전 대표가 부임하면서다. 김 전 대표는 기존 서민금융부를 온라인채널부로 재편하며 모바일 영업채널을 강화했다. 이는 지주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스크래핑을 통해 중금리대출의 90% 이상을 온라인 영업망으로 취급했다. 이는 영업권역 규제로 인한 한계를 극복하는 기점이 되기도 했다.
김영만 전 대표는 개인대출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특히 KB저축은행의 체질 개선을 이루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대표는 구축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통해 중금리대출에 주력하며 개인대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전체 대출자산의 40% 수준이었던 개인대출은 2017년에 약 60%로 확대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신홍섭 전 대표는 디지털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신 전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디지털뱅크'로 성장시키기 위해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조직과 시스템도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디지털뱅크 전환을 추진했다. 이와 같은 신 전 대표의 노력으로 탄생한 게 '키위뱅크(kiwibank)'다.
중금리대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도 키위뱅크의 역할이 주효했다. KB저축은행은 신홍섭 전 대표 임기 동안 약 820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취급했다. 재무적 측면에서는 자산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해 2021년에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다. 이듬해에는 자산을 3조1052억원으로 늘려 업권 10위로 올라섰다. 순이익은 226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거뒀다.
◇부실채권 회수에 집중, 1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과 허상철 전 대표의 경우 디지털 전환을 완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부임했다. 허 전 대표는 2020년에 착수한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전체 시스템을 그룹의 'KB One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아쉬운 경영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KB저축은행은 순손실 936억원이 발생하며 약 10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KB저축은행은 내실 성장을 추진할 적임자로 서혜자 현 대표
(사진)를 발탁하며 실적 회복에 나섰다. 서 대표는 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 영업에 나서 적정 마진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아둔 효과로 손익에 제한적 영향을 미치면서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자본관리 중심의 경영관리도 추진하고 있어 BIS비율이 13.16%를 기록하는 등 자본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서혜자 대표는 내년 말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건전성을 개선해야 해 부동산PF 부실 여신을 회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의 9월말 기준 부동산 관련 업종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33.5%며 연체율은 22.1%를 기록했다. 서 대표는 연체채권 회수에 속도를 높여 수익성을 회복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