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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저축은행 돋보기

채수웅 신한저축 신임 대표, 건전성 잡고 외형 성장 이어갈까

②은행계 중 가장 큰 폭의 자산 성장…업황 부진 따른 역성장 지속

김경찬 기자  2024-12-18 07:58:34

편집자주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한지 10여 년이 흘렀다. 영업정지·폐업 위기에 놓인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그룹 내에서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부실 사태 이후 잃어버린 신뢰를 점차 회복하며 꾸준한 자산 성장에 기반해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부동산PF에서 촉발된 위기가 또다시 저축은행 업권을 드리우고 있다. 인수 이후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의 성장 과정들을 되돌아보고 향후 경영과제 등을 살펴본다.
신한저축은행은 지난 10년간 가장 높은 자산 성장세를 보인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이다. 2015년 이후 자산 규모가 약 3.7배 증가하면서 KB저축은행(2.9배), 하나저축은행(2.6배)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2년간 업황 부진에 따른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자산건전성도 10년 사이 가장 악화된 수준을 보였다. 신한저축은행은 4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채수웅 내정자는 대표 부임과 함께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안정적 성장 궤도 올린 김영표·이희수 대표

현재 신한저축은행의 기틀을 마련한 건 김영표 전 대표다. 김 전 대표는 6년간 신한저축은행을 이끌면서 중금리대출을 위주로 리테일을 확대했다. 특히 신한은행에서 리테일부문장을 지낸 경험을 살려 임기 첫해부터 흑자 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전 대표의 임기 동안 신한저축은행은 2.3배에 달하는 자산 성장을 이뤄냈으며 순이익은 269억원 순증했다.

신한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취급 규모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디지털 판매채널이 꼽힌다. 김영표 전 대표는 2019년부터 토스, 카카오페이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가장 적극적으로 중금리대출을 취급했다. 신한저축은행은 전체 가계대출의 90% 이상을 비대면으로 제공했다. 서민금융 누적 지원액은 은행계 저축은행 최초로 1조5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영표 전 대표의 뒤를 이은 이희수 대표는 신한저축은행을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은행계 저축은행에서 수익성과 건전성 1위를 유지했다. 2022년에는 기업금융과 개인금융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에도 1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경영능력을 인정 받았다.


◇채수웅 내정자, 리테일 역량 앞세워 건전성 회복 과제

올해 신한저축은행은 안정적인 자산 운영에 초점을 뒀다. 업권 전반적으로 신용리스크가 확대돼 외형 성장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신한저축은행은 위험가중자산(RWA)을 1조7000억원대로 줄이며 자본여력을 확보해 왔다. 그 결과 9월말 기준 신한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9.68%를 기록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11%)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다만 신한저축은행도 업권 불황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를 막을 수 없었다. 신한저축은행은 9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8.47%를, 연체율은 6.39%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의 상환 여력이 떨어지면서 부실 리스크가 확대된 모습이다. 2015년 이후 가장 악화된 건전성 수준을 보이고 있어 신한저축은행에게도 강도 높은 리스크관리가 요구된다.

신한저축은행은 대표를 교체하며 수익성과 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임 대표에는 채수웅 본부장(사진)이 내정됐다. 채 내정자는 2년간 강서본부장을 맡아 리테일금융 영업에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룹에서도 채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채 내정자를 차세대 리더로 발탁한 만큼 신한저축은행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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