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금융지주 저축은행 돋보기

KB저축, 차세대 시스템 기반 디지털 '리딩뱅크' 도약 목표

①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시스템 구축…그룹 연계 대출 지원 주효

김경찬 기자  2024-12-19 07:57:40

편집자주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한지 10여 년이 흘렀다. 영업정지·폐업 위기에 놓인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그룹 내에서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부실 사태 이후 잃어버린 신뢰를 점차 회복하며 꾸준한 자산 성장에 기반해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부동산PF에서 촉발된 위기가 또다시 저축은행 업권을 드리우고 있다. 인수 이후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의 성장 과정들을 되돌아보고 향후 경영과제 등을 살펴본다.
KB저축은행은 출범 이후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 중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곳이다. 은행계에서는 두 번째로 총자산이 1조원을 돌파했으며 10년간 3배가 넘는 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현재는 업권의 디지털금융을 이끄는 대표 저축은행으로도 성장했다.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키위뱅크(kiwibank)'에 차세대 시스템이 더해지면서 사업 확장성을 확보하게 됐다. KB저축은행은 신성장동력도 발굴하며 업권 리딩 '디지털뱅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부실 자산 매각 속 가파른 자산 성장 이뤄

KB저축은행은 KB금융지주가 제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KB금융은 2012년 KB서민을 설립하고 1590억원을 증자하며 저축은행 인수를 준비했다. 그해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제일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 일부를 이전받아 KB저축은행이 탄생하게 됐다. KB금융이 인수한 자산은 대출, 유가증권 등 5200억원과 5000만원 이하 예금 2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제일저축은행은 당시 상장된 7개 저축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영업정지를 받은 저축은행이다. 제일저축은행은 BIS비율이 마이너스(-) 18%대까지 떨어져 영업정지 조치를 포함한 경영개선명령을 받았다. KB저축은행은 출범 이후에도 신규 영업보다 부실 채권 관리에 매진하며 건전성 위주로 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2014년에는 가교저축은행인 예한솔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약 5700억원이었던 총자산은 77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37.82%에 달하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떠안게 되면서 인수한 부실 자산을 속도감 있게 정리해 나갔다. 그 결과 KB저축은행은 2014년 6월말 기준 24.07%에 달했던 NPL비율을 2017년에 2.49%까지 낮출 수 있었다.


그룹 차원에서도 KB저축은행을 지원했다. KB금융은 TF팀을 별도로 구성해 KB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을 개발했으며 KB국민은행과의 연계 영업도 적극 추진됐다. 국민은행의 대출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저축은행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KB저축은행은 연계 대출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면서 우량 차주도 확보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2015년에는 자체 모바일 앱 'KB착한대출'을 출시하며 대출 취급 규모를 빠르게 확대해 나갔다. 약 6500억원이었던 대출 자산이 2018년에 1조원을 돌파하며 안정적인 자산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부터는 그룹 통합신용평가 모델도 적용돼 그룹 기준에 따른 보수적인 심사로 리스크관리가 이뤄졌다.

◇그룹의 서민금융 지원 핵심계열사 도약 목표

최근 KB저축은행은 업권 디지털금융에서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는 2020년 금융플랫폼 '키위뱅크'를 출시하며 본격화됐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하면서 저축은행에게 큰 위협 요소로 다가오던 시기다. KB저축은행은 상품, 서비스 측면에서 키위뱅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왔다.

2022년에는 차세대 시스템이 재구축됐다. 약 20년이 지난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플랫폼 비즈니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KB저축은행은 코어뱅킹을 포함한 전체 주요 업무를 그룹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했으며 개인대출은 100%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로 이뤄지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향후 업권의 디지털금융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그룹의 서민금융 지원을 담당하는 핵심계열사로 도약하고자 한다. KB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키위뱅크에 녹여내 서민금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신용평가모형(CSS)은 고객 데이터베이스 기반으로 운영하며 금리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