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올 3분기까지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줄었지만 전체 매출은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고가 차량 중심으로 매출이 개선됐는데 특히 SUV나 HEV, 승용차 등의 판매가격(ASP) 상승이 이에 힘을 보탰다.
이렇듯 매해 현대자동차의 매출 신장 배경엔 '가격인상'이 디폴트로 작용한다. 판매량이 감소한 시기에도 ASP 상승으로 매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는 현대차의 중장기적 노력에 의한 구조적 현상이며 시장에서 현대차의 디자인을 포함한 제품 전반의 혁신, 개선이 받아들여졌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 차량부문의 최근 10년 동안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6년 41조7149억원(내수·수출 포함)부터 시작해 2020년 50조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2년 후 65조원을 돌파했다. 작년엔 78조원에 이르렀다.
올 들어서 판매량은 감소했음에도 전체 매출은 증가했다. 올 3분기 누적기준 차량부문 매출액(별도기준)은 총 58조5543억원으로 전년 동기(57조1722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현대차의 올 3분기 누적 판매량은 307만6000대로 전년 동기(312만8000대) 대비 소폭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해 매출 개선 배경으로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SUV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개선을 들었다. 실제 올해 RV 평균판매가격은 국내 판매의 경우 작년 5166만원에서 올해 5275만원으로 올랐다.
해외 판매의 경우 6744만원에서 7093만원으로 상승했다. 대형상용차 평균판매가격 역시 국내 판매의 경우 작년 1억4147만원에서 1억4899원으로 올랐다. 대형상용차 해외 판매분 평균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다.
해마다 나타났던 현대차의 매출 개선엔 각 회계연도마다 여러 요인들이 맞물렸지만 이 가운데 가격 상승은 대부분 자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차량부문 내 승용차 평균판매가격은 국내외 가릴 것 없이 2020년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다 2020년 이후 눈에 띄게 올랐다. RV 평균판매가격 역시 2020년부터 고공행진했다. 소형상용차도 2019년 이래 계속 상승했고 2021년 급상승했다. 대형상용차 역시 꾸준히 올랐다.
현대차의 ASP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양호한 실적의 주된 배경이 됐다. 특히 차종별 신차 출시 시점에 가격 인상, 차종·트림·사양 부분 믹스 개선이 같이 일어났다. 2021~2022년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판매량이 감소했을 때에도 매출이 꾸준히 신장할 수 있었던 건 ASP 개선 덕분이다.
이는 단기적이나 지엽적 현상이 아니며 현대차가 중장기적인 노력으로 일궈낸 구조적 결과라는 평이다. 시장에서 현대차의 디자인을 포함한 제품 전반의 혁신이 받아들여졌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