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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현대차그룹

현기차, 높아진 자산회전율, 효율성도 '눈길'

②각각 0.93배·1.2배, 코스피 제조업체 평균치 상회

김현정 기자  2024-12-12 15:51:26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총자산회전율(매출액/총자산)이 지속 상승 중이다. 최근 2년 사이 기아의 총자산회전율은 1배를 넘어섰고 현대차 역시 계속 높아져 1배에 근접했다. 자산효율성이 상당히 높은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전 투자들이 불필요한 잉여자산이 적고 매출을 성장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 총자산회전율은 2021년까지 0.6배 후반대에서 0.7배 정도에서 머물렀는데 2022년 들어 눈에 띄게 상승했다. 2022년 0.8배로 오르더니 작년 말 기준으론 0.93배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와 올 3분기 수준이 비슷한 것을 보면 올 연말에도 유사한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아의 총자산회전율은 더 높다. 기아는 오래 전부터도 동종업계서 자산효율성이 높은 회사로 잘 알려져있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기아가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될 시 매출액 및 영업이익에 미치는 타격 또한 크다는 의미다. 기아의 총자산회전율이 1배를 넘어서게 된 것 역시 2022년 들어서의 일이다. 작년 말엔 거의 1.2배로 올랐다.


총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총자산으로 나눠 계산한다. 이 비율은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활동성비율'을 뜻한다. 총자산회전율이 높으면 유동자산과 고정자산 등이 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뜻하며, 반대로 낮으면 과잉투자와 같은 비효율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유가증권 상장 제조기업 전체에 대한 평균을 내봤을 때도 현대차와 기아의 총자산회전율이 꽤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작년 말 상장 제조업체 총자산회전율 평균은 0.82배로 계산됐다. 이제 성장을 시작하는 중견기업들까지 포함돼있는 수치다. 통상 중견기업들의 총자산회전율은 1배가 넘는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자산회전율은 낮아진다. 투자한 만큼 즉각적으로 매출 성장이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분투자나 부동산투자, 금융자산과 같은 비영업자산 등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자산회전율은 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1967년 말 설립된 현대차가 지금의 높은 수준의 자산회전율을 나타내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을 듣는 이유다. 최근 수년간 경상투자를 비롯해 전동화 전환 및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면서 총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차는 2020년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 자율주행기업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해 1조3000억원을 투자했고 2021년엔 로봇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에 4300억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2022년 HMG글로벌에 7431억원 출자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회사인 포티투닷 지분 2766억원을 추가 취득했다. 2023년에도 HMG글로벌, 포티투닷,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회사 슈퍼널(Supernal) 등에 1조2000억원가량을 쏟아부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 같은 흐름은 같은 시기 삼성전자의 자산회전율과도 비교된다. 비영업자산을 큰 규모로 두지 않는 삼성전자는 자산회전율이 크게 낮아질 일이 없었다. 오랜 시기 0.7에서 0.8배를 왔다갔다 한 이유다. 그러던 삼성전자는 2023년 말 자산회전율이 0.61배로 큰 폭으로 낮아졌다.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는 공통적으로 매출이 큰 반면 설비투자 등 투하자본 역시 큰 규모로 일어나기 때문에 비슷한 양상을 보이곤 하는데 작년 말엔 이렇게 두 회사 사이 희비가 엇갈렸다.


이렇듯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영상황은 근래 들어 더더욱 효율적이고 긴축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산이 늘어나고 있는 와중에 매출액은 그에 비해 더 많이 늘어나는 중이다. 매출 성장이 받쳐주는 만큼 투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올해에도 자신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확대했다. 현대차는 2024년 포티투닷에 1570억원, 슈퍼널에 3170억원, 모셔널에 6595억원, HMG글로벌에 5180억원 등을 추가 출자했다. 향후 10년동안엔 총 120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2028년까지 미래기술 적시 투자를 통한 신규 사업기회 창출을 위해 38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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