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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코오롱글로벌, 참여도 우수…경영성과는 미약

의무설치 대상 이외 소위원회 회의 활발…총 9인 이사로 구성

이채원 기자  2024-12-09 08:58:3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원가 급증으로 실적 악화에 직면했다. 회사는 지난해 127억8887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22년(1666억8731만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1억1714만원으로 2022년(1421억3013만원)과 비교하면 대폭 쪼그라들었다.

이에 코오롱글로벌은 경영성과 항목에서 유일하게 1점대를 기록하며 원만한 육각형의 모습을 그리지 못했다. 다만 이사회 운영에 있어서는 모범을 보이고 있었다. 이사회 참여도는 4.1점으로 우수했고 정보접근성 역시 3.8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출석률 100%…소위원회 회의 활발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코오롱글로벌은 255점 만점에 130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건 '참여도' 항목이다. 5점 만점에 4.1점을 받았다. 참여도는 이사회·감사위원회·소위원회 개최빈도와 출석률, 안건통지기간 등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지표다. 이사회는 지난해 8번 열리며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축에 속했다.

의무설치 대상 이외 소위원회 회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회사는 감사위원회 이외에도 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출석률은 100%에 달했다. 따라서 관련 문항에서 5점 만점을 받았다. 이사회 안건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외이사들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도 실시되고 있다.

정보접근성 항목도 3.8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충실하게 공시하고 있다. 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해 접근성을 높였다.

다만 의사회 의안 반대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며 주주환원정책 또한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공시하지 않는다.

◇주가순자산비율·영업이익성장률 취약…구성·견제기능 2점대

경영성과는 1.4점으로 6개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의 경우 6월 말 기준 KRX300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 평균치와 비교했다. 극단적 수치 반영으로 평균이 왜곡 산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항목 상·하위 10% 종목은 제외하고 계산했다.

경영성과 부문의 평가 대상 항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배당수익률을 제외하고는 모두 1점을 받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8.4%로 시장 평균치(25.74%)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매출성장률은 2.36%로 시장 평균치(4.7%)에 비해 낮았으며 영업이익성장률은 -92.33%로 평균치(-2.42%)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364.28%로 평균치(91.96%)와 비교하면 매우 높았다.


구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 견제기능 항목도 2점대를 기록하며 평균 이하 점수를 받았다. 구성은 5점 만점에 2.4점을 받았다. 코오롱글로벌은 4인의 사내이사, 5인의 사외이사 총 9인의 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사회의 의장은 김정일 대표이사 사장이 맡고 있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고 보기 어렵다.

회사는 모든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지 않았다. 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은 김정일 대표가 맡고 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에서는 2점을 받았다.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지 않으며 이사회 평가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하고 있지 않았다.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지 않고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평가를 수행하고 있지 않다.

견제기능은 2.6점을 받았다. 견제기능에서는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적절하게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점,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주기적으로 열리지 않다는 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감사위원회가 3인 이상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됐다는 점에서는 5점 만점을 받았다. 코오롱글로벌의 감사위원회에는 윤성복, 장준규, 김두우 등 3인의 사외이사가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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