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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CFO

경영학도 압도적…석·박사서도 'MBA 선호' 뚜렷

③'CFO=곳간지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전공 분포로 넓어진 업무·책임 범위 확인

최은수 기자  2024-11-27 15:14:48

편집자주

정보 투명성이 강조되는 시대에서 '신고업무를 책임지는' 상장사 CFO 역할은 해마다 중요해지고 있다. 금고지기에 불과하단 인식도 바뀌고 영향력과 존재감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CFO의 이력, 특징, 성향이 기업의 지금과 미래를 읽을 단초란 뜻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THE CFO는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이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더 나아가 주요 기업의 CFO를 둘러싼 방침과 정책을 두고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상장사의 경우 재무책임자의 업무 범위는 자본시장을 둘러싼 자금의 조달과 배분 운용, 위험관리까지 단순 재무 관리를 너머 경영 일반에 모두 걸쳐 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요 상장사 CFO들의 상당수가 '경영학 전공자'라는 점은 최근 기업이 각사 CFO에게 요구하는 업무 역량과 책임을 이해하는 단초다. 경영학도 CFO 다음으론 재무 관련 전공자인 회계·세무학도들이 자리했다. 더불어 의외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많지 않은 점도 주목할 사안이다.

◇57%가 경영학도, 재무역량 집중된 경제+세무·회계 앞서

THE CFO는 2024년 11월 15일 기준 시총 상위 300개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임원을 분석했다. 먼저 △우선주·리츠 등 상장종목을 제외하고 △분기보고서 제출기한에 맞춰 자료를 제출한 코스피 상장사를 추렸다.

이어 △각 기업에서 재무총괄업무를 겸직하는 인물이 중복된 사례를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CFO가 없거나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기업일 경우 재무책임자로서 신고업무담당임원을 포함시켰다. 그 결과 해당 기업에서 CFO와 신고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임원은 총 355명이었다.

이렇게 확보한 재무책임자 풀(Pool)가운데 공개된 CFO와 신고업무담당임원(이하 재무책임자)의 학력 및 학위 정보를 집계해 보니 총 305명에 대한 전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전공이 확인된 CFO 및 재무책임자 가운데 과반이 넘는 57.7%(176명)이 경영학을 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제학 전공자가 30명으로 약 10%의 비율을 차지해 경영학 전공의 뒤를 이었다. 회계학 전공자는 16명(5.2%), 무역학 13명(4.3%), 법학 10명(3.3%)이었으며 이밖에 재무학과 행정학 전공자가 각각 7명(2.3%), 화학(5명, 1.6%), 금융학도(4명, 1.3%) 순이었다.

경영학은 기업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내용의 학문이다. 주로 조직이나 인사, 생산 및 재무관리를 포함해 마케팅까지 기업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으며 전공자들은 졸업 후 주로 기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실용학문으로도 불린다.

경영학은 순수학문에 비하면 학문적 깊이가 낮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다루는 범위가 기업 전반 즉 경영 그 자체인만큼 경영학도의 경우 어디에나 필요한 역량을 최소한씩은 갖춘 인재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CFO의 관점에 부합하는 전공을 수학하는 경제 및 회계학도는 앞서 풀 안에서 각각 30명과 16명이었다. 비율로 보면 15% 남짓에 불과했다. 재무·세무 전공자를 모두 포함해도 비율은 20%에 그친다. 최근 기업에서 CFO에 요구하는 역량과 경영학도의 전공 범위가 크게 다르지 않다보디 이를 반영한 인사 정책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석·박사에도 나타난 경영학 선호현상…박사 비율 '2%' 불과

해당 전공은 최종 학력을 기준으로 살펴본만큼 경영학도라 해도 학사·석사 과정에서 다른 전공을 수학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또 하나 짚어볼 점은 코스피 시총 300위에 속한 CFO들의 경우 학부 시절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대학원에 진학할수록 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한다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춘 CFO들을 살펴보면 경영학(MBA)을 수학한 비율은 한층 높아진 것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전공을 특정할 수 있는 305명 가운데 약 57.7%가 경영학도였는데 전체 표집 인원 '학위'까지만 학인할 수 있는 인원은 총 326명으로 늘어난다.



이 학위가 공개된 326명 가운데선 약 120명이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리고 해당된 120명 중 72.5%에 달하는 87명의 인원이 MBA 즉 경영학을 전공해 학위를 땄다. 앞서 전체 조사 인원 내에서의 경영학도 비율(57.7%)보다 14.8%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앞서 학위를 확인한 326명 가운데 학사 재무책임자의 비율은 204명이었고 석사는 114명이었다. 2명의 고졸 CFO도 있었다. 각각 마산상고를 졸업한 이창수 한국항공우주 상무와 덕수상고를 졸업한 박성규 오리온홀딩스 부사장이었다.

이밖에 코스피 시총 300위 기업의 CFO 및 재무책임자 가운데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비율이 낮았던 점이 눈길을 끈다. 전체의 2%에 불과한 수치였다. CFO의 경우 C레벨 가운데서도 기업 업무 전반에 관여한다. 그러다보니 최고 학력인 박사학위 취득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실무와 연계한 커리어 패스를 쌓는 게 더 유리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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