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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대원전선 이사회 100점 만점에 36점… 전항목 '평균 미달'

6개 공통지표 평균점수 1~2점대, 총점 91점 불과

김지효 기자  2024-11-27 16:06:18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대원전선은 1964년 설립된 대원전업사가 모태다. 1969년 대원전선으로 이름을 바꾸고 1981년부터 통신케이블 관련 제조설비를 증설하고 양산체제를 확립해 사업을 확장시켰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건 1988년이다.

최초 설립 이후 60여년이 흐르면서 대원전선은 총 6개의 계열사를 보유하는 대원전선그룹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비상장사인 갑도물산이 그룹의 지배그룹 최정점에서 대원전선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대원전선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원전선 이사회는 이번 THE CFO가 진행한 이사회 평가에서 총점 255점 만점에 91점을 받는 데 그쳤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약 36점 수준이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기능 등 대부분의 지표가 평균점수 1~2점대를 받는 데 그쳤다.

◇총점 255점 만점에 91점… 높았던 '100점'의 벽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91점으로 산출됐다.

6개 지표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받은 건 경영성과 지표로 2.3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차입금/EBITDA가 모두 KRX300 평균치를 20% 이상 웃돌아 만점인 5점을 받았다. 다만 투자자들의 관점에서 기업을 점검하는 투자 관련 항목들에서는 모두 1점대를 기록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과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모두 평균치를 한참 밑돌았다.

대원전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154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각각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8.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배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규모만 보면 설립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선 업황이 개선된 데다 부실 거래처를 정리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보접근성 지표가 평균점수 2점을 받아 두 번째로 평점이 높았다. 대원전선은 이사회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해당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대원전선은 평가 대상이 된 지난해 총 11회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중 8번의 회의에서 금전 차입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고 차입대상, 차입금, 기간, 이자율, 용도 등을 공시에 모두 상세히 기재하고 있다. 다만 지배구조보고서는 아직 작성하고 있지 않아 관련 항목에서는 모두 최저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참여도·견제기능·평가개선 프로세스 모두 '1점대'

이사회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모두 평균점수 1점대를 보였다. 이사회 구성 지표는 1.6점에 그쳤다. 현재 대원전선 이사회 의장은 서명환 회장이 맡고 있다.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서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독립성을 평가하는 해당 지표에서는 최저점인 1점을 받았다. 소위원회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지 않고 이사회 총원이 4명에 불과해 해당 지표에서도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사외이사 비중은 자산총액 2조원 미만 상장사에게 요구되는 25%의 2배 수준인 50%를 보여 3점으로 채점됐다. 현재 대원전선 이사회 총원 4명 중 2명이 사외이사다.

참여도 항목은 1.9점으로 평가됐다. 이사회 개최 횟수, 출석률 등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나머지 항목은 모두 1점으로 채점됐다. 감사위원회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지 않으며 사외이사 대상 교육 또한 이뤄지고 있지 않아 해당 항목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견제기능도 마찬가지였다. 견제기능은 1.4점으로 가장 낮은 평점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1점을 받았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를 평가하는 지표에서만 유일하게 4점을 얻었다. 등기임원 대비 미등기임원 보수비율은 38%로 집계됐다. 대원전선은 연간 5억원 미만의 보수를 받은 경우에도 등기이사 보수를 상세히 공시하고 있다. 서명환 대표이사는 지난해 총 4억6579만원을 수령했다. 서정석 전무는 급여 및 상여로 총 1억2958만원을 받았다.

이사회 및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평가개선 프로세스’도 평균점수 1.7점에 머물렀다. 대원전선은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 또는 사법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어 해당 항목에서만 5점을 받았다. 한국ESG기준원(KCGS)로부터 받은 지난해 종합등급은 ‘D등급’에 그쳐 해당 지표에서는 2점을 얻는 데 그쳤다. 세부적으로는 환경 C등급, 사회 D등급, 지배구조 D등급으로 평가했다. KCGS는 해마다 국내 상장사 및 기업을 대상으로 ESG 관련 경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S(탁월)부터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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